
오늘은 여든한 번째 광복절이다. 총칼 대신 연필로 나라를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기 좋은 날. 2019년 개봉해 286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영화 '말모이' 이야기다.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

'말모이'는 일제가 우리말 사용을 금지하던 1940년대, 전국의 말을 모아 조선어 사전을 만들려 했던 조선어학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사전 하나 만드는 일이 감옥행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었던 시대. 영화는 그 무모하고 위대한 작전에 뛰어든 평범한 사람들을 비춘다.
까막눈 판수와 원칙주의자 정환

유해진이 연기한 김판수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까막눈 극장 직원. 우연히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과 얽히며 난생처음 한글을 배우게 된다. 돈 때문에 시작한 일이 점점 신념이 되어 가는 판수의 변화가 영화의 심장이고, 유해진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가 무거운 시대극에 숨통을 틔운다.
'택시운전사' 작가의 연출 데뷔작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은 1,200만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가다. 평범한 소시민이 시대의 한복판에서 조금씩 용기를 내는 이야기 구조는 두 작품을 관통하는 힘이다. '말모이' 역시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선택을 통해 더 큰 울림을 만들어 낸다.
말과 글이 곧 나라였다

"말은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는 극 중 대사처럼, 영화는 언어를 지키는 일이 곧 나라를 지키는 일이었음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전국 사투리를 모으기 위해 각지의 사람들이 몰래 모여드는 장면은 이 영화가 남긴 가장 뭉클한 순간으로 꼽힌다.
광복절에 다시 보는 이유

'말모이'는 개봉 당시 '극한직업'이라는 초대형 흥행작과 맞붙고도 286만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 한마디의 무게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 오늘 같은 날 가족과 함께 보기에 이만한 작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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