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에어컨을 켜도 찜찜한 땀, 깨어나는 새벽, 개운치 않은 아침. 여름철 수면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다.
시장에는 쿨매트, 냉감패드, 죽부인, 냉풍기 등 수면 보조 아이템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제품들이 실제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시원하다는 착각만 남기는 걸까?
쿨매트는 ‘시원한 느낌’은 준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는다
쿨매트는 일명 ‘냉감 젤’이나 열전도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해 피부 접촉 시 차가운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처음 누웠을 땐 확실히 시원하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체온이 매트에 전달되며 오히려 더 덥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수면의학연구소는 실험을 통해 “젤 타입 쿨매트는 사용 10~15분 뒤 온도가 체온 수준으로 올라가며, 이후 열이 배출되지 않으면 피부와 밀착된 부위의 온도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초기 접촉 시 냉감’이 실제 체온 조절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죽부인, ‘원시적’이지만 오히려 효과적인 이유
의외로 가장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건 죽부인이다. 대나무 통기 구조로 된 이 제품은 체온을 식히거나 차게 만들진 않지만, 몸과 이불 사이 공간을 만들어 통풍을 돕고 땀 증발을 가속화한다.
한림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면 중 몸의 중심 체온이 떨어져야 깊은 수면에 진입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에어컨보다 열 배출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죽부인은 ‘냉각’보다는 ‘방열’에 가깝다. 시원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내 몸에서 나오는 열이 잘 빠져나가게 돕는 원리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 리뷰에서도 “차가운 건 없지만, 땀 차지 않아 더 깊게 잔 느낌”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시원함은 느낌이 아니라 구조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온도 그 자체보다도 ‘내 체온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다. 에어컨과 쿨매트, 냉감패드를 병행할 땐 반드시 통기성 좋은 커버, 직접 접촉 대신 얇은 천 한 겹, 수면 전 온도 낮추기 후 자동 OFF 등 조합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열대야 불면은 실내 온도 때문이 아니라 체온 조절이 되지 않는 환경 때문인 경우가 많다”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쿨매트나 냉감패드가 심리적 안정감이나 초반 체감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수면 전반의 질을 개선하려면 구조적 통기성과 체온 배출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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