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장이 섰다"
현대자동차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면서 전국 수만의 취업준비생이 몰렸다. 현대차 생산직은 대기업 연봉에 공무원 수준의 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킹산직'(최고의 생산직)으로도 불린다. 웹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은 이번 채용으로 생산직에 대한 인식과 현대차의 인력구조 변화도 기대된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모빌리티 기술인력'이란 이름으로 진행 중인 생산직 채용은 지난 2일 오전 9시 시작, 이달 12일 오후 9시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서류 합격자는 이달 말 발표되고, 면접 전형을 치른다.
면접은 총 2개 차수로 나눠서 진행된다. 1차수 선발 전형은 4월에서 6월까지 1차면접·인적성·2차면접 신체검사 등을 진행하고, 2차수는 같은 채용 과정을 5월에서 6월 말까지 진행한다. 1차수 합격자는 7월 초 발표해 8월 초 입사, 9월 현장에 배치된다. 2차수는 7월 말 합격해 9월 초 입사, 10월 초 현장 근무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에서 총 400명을 뽑을 에정이다. 내녀에도 300명을 추가 채용해, 국내 생산시설에 총 700명을 충원한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된다. 연령이나 성별 제한도 없다. 다만 지원자가 남성일 경우 병역을 이행했거나 면제를 받아야 한다.
합격자는 ①울산공장 ②아산공장 ③전주공장에서 차량생산활동 전반에 걸친 업무를 수행한다. 직무는 크게 △직접생산부문 △간접생산부문으로 나뉜다. 직접생산부문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완성차 생산 공정'과 소재, 엔진·벤속기, 시트 등을 설치하는 '파워트레인·시트 생산공정'에서 근무하게 된다. 간접생산부문의 경우 설비관리, 생산관리, 품질관리를 담당한다.

접수 첫 날 웹사이트 마비…"킹산직" 지원자 10만명 예상
현대차는 2013년 전주공장을 끝으로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했다. 국내 생산인력이 약 5만명에 달해, 향후 미래차 전환에 따른 인력 재조정 시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핸 현대차 공장엔 10년 동안 퇴직자만 있었을 뿐, 신규 입사자는 없었다. 생산 증대가 필요할 땐 하청업체를 활용했다.
자연감소 방식을 택했던 현대차가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것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최근 사내 하성을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소송이 대거 진행됐고, 기업보다 노동자 손을 들어준 판결들이 나왔다. 이에 현대차 노사는 제대로 된 신입 생산직을 뽑아 미래차 시대에 대응키로 합의하고, 올해, 내년 700명을 뽑기로 결정했다.
이번 채용은 공고문이 붙기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현대차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 소문이 돌자, 관련 서적이나 스터디가 나타났다. 서류접수 첫 날엔 약 3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채용사이트가 마비됐다. 현대차는 서버를 증설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접속을 위해선 3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다. 일주일 만에 5만명이 이상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고, 최종적으로 약 10만명이 서류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지난해 기아 기술직 100명 채용 당시에는 4만9432명이 지원, 약 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현대차 생산직에 지원한 것은 '좋은 직장'이기 때문이다. 우선 연봉이 상당하다. 2021년 기준 현대차 직원 평균 연봉은 9600만원이다. 생산직의 경우 각종 수당이 추가되면 1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신입사원도 약 5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년보장'이 된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현대차 생산직 대부분은 만 60세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다. 안정성 때문에 선택했지만, 낮은 연봉에 실망한 현직 공무원들도 이번 채용에 몰린 이유다.

GGM도 생산직 채용…기아, 지난해 100명 이어 2년 연속 채용
'상생형 일자리'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최근 실시한 생산직 29명과 일반직 9명을 뽑는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941명이 접수, 총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분야는 조립 생산 분야로 349명이 지원(27대 1)했으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분야는 생산 및 공정관리 분야로 103대 1이었다. 또 여성 지원자가 71명(8%),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57명(6%)으로 나타난 점도 눈에 띄었다. GGM은 적정임금과 적정노동을 바탕으로 노사가 상생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라는 점이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요인으로 평가했다.
GGM은 이번 채용에서 신체적 조건이나 혼인 여부, 재산 등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을 배제하고 국가 직무능력 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블라인드 방식을 채택한다. 또 인공지능(AI) 역량 평가 결과와 서류 전형, 면접 전형, 건강 검진 등을 거쳐 3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아 노사도 지난 달 8일 올해 생산직종 신규 채용 인원에 대해 합의하고, 조만간 생산직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노사 간 협의체인 '미래변화 태스크포스팀(TFT)'에서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아는 지난해 100명의 생산직을 채용한 데 이어 2년 연속 신규 인원을 뽑는 것이다.
이번 채용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사내하도급 직원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고 결정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사내 협력사 채용도 올해 1분기 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상은 생산도급 분야, 규모는 공정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기아 직원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1억100만원으로 국내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또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고 정년 후에도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다.
삼프로TV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