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시간 줄고 매출은 늘고"…게임사 70%가 AI에 꽂힌 이유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국내 게임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실험 도구를 넘어 제작 공정의 '필수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게임사 10곳 중 7곳이 이미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콘텐츠 산업 평균(32.1%)을 두 배 이상 크게 웃도는 수치다.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게임 산업의 생성형AI 활용률은 70%로 나타났다. 특히 AI 도입 게임사 중 절반에 가까운 49.6%는 일부 부서가 아닌 전사적으로 기술을 적용하며 업무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조사는 올해 1월14일부터 2월13일까지 국내 콘텐츠 기업 2524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4분기 경영 현황 및 AI 활용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다.

단순 효율화 넘어 수익 개선까지

게임사들이 AI를 가장 활발하게 투입하는 분야는 콘텐츠 제작(67.2%)이다. 이어 △사업 기획(54.6%) △마케팅·홍보(44.5%) △콘텐츠 창작(42.9%) △기술 개발(40.3%) 순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활용 프로그램도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 이미지, 영상, 음악, 코딩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텍스트 생성(96.6%)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이미지 생성(68.1%)과 영상 생성(47.9%)의 비중도 타 산업 대비 높다. 특히 게임 개발의 핵심인 코딩 지원(37%)과 사운드 에셋 제작을 위한 음악 생성(34.5%) 툴을 적극 도입하며 개발 공정 전반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도입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AI를 활용 중인 게임사의 7.6%는 도입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음악(7.3%) 산업과 함께 콘텐츠 분야 중 가장 높은 수익 기여도다.

AI를 도입한 게임사들은 업무 만족도 조사에서도 인력의 효율적 운용(3.92점)과 업무 시간 단축(3.91점)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AI를 사용 중인 게임사 전체가 향후에도 기술을 계속 활용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구조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확신이 깔려 있다.

여전한 도입 장벽

다만 모든 게임사가 AI를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미도입 기업들은 도입 비용(70.6%)을 가장 큰 내부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알고리즘(31.4%) △기존 직원의 역량 부족(27.5%) △내부 가용 데이터 부족(25.5%) △취약한 정보기술(IT) 인프라(13.7%)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콘텐츠 산업별 생성형AI 도입률 /사진 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외부 환경에 대한 불안 요소도 만만치 않다. 게임사들은 관련 법령의 미비(68.6%)를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외부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또 △공공 및 외부 자금 조달의 어려움(39.2%) △데이터 유통에 대한 엄격한 규제(33.3%) △사고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31.4%) 등이 뒤를 이었다. 게임사들이 생성형AI 도입 시 가장 우려하는 점은 기대 수준의 결과물을 얻기 어렵다는 것(62.7%)과 인프라·자금 부족(39.2%)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책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사들은 AI 기반 콘텐츠 제작 비용 지원(58.8%)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 전문 인력 양성(27.1%)과 AI 창작물의 지식재산권 인정 기준 마련(24.7%), 고용 안전망 확보(24.1%) 등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보고서는 한국 게임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검증된 제작 역량에 생성형AI 기술을 접목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또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는 "단순한 양적 팽창의 시기는 지났다"며 "AI를 활용한 수익화 최적화와 지식재산권(IP) 다각화를 이뤄낸 기업만이 생존·성장하는 구조적 재편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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