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생동감 불어넣는 ‘프린지’… 장식 넘어 중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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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픽셀(Pixel) 라이프 시대를 살고 있다.
옷의 밑단에 달린 술 장식을 의미하는 프린지는 모델의 걸음에 따라 수백 가닥의 선이 굴곡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깨, 소매, 복부, 헴라인(밑단 선)처럼 운동량이 큰 지점에 프린지를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별다른 장식 없이도 실루엣을 훨씬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이번 시즌의 프린지 장식은 패션이란 살아 움직이는 예술이며, 직접 보고 느끼고 움직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미(美)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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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린지 활용 브랜드 늘어… 움직임 많은 어깨, 복부 등에 장식
부츠, 로퍼 등 신발로도 확장
페라가모·샤넬 부드러운 소재 활용… 루이비통·지방시 색상으로 강조
현대인들은 픽셀(Pixel) 라이프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은 디지털 화면의 최소 단위인 픽셀처럼 작고, 많고, 짧게 소비하는 트렌드 속에 살고 있다. 기술은 시간을 압축했고, 콘텐츠를 짧게 만들고, 선택지를 크게 늘렸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긴 몰입보다 순간적인 집중을 원한다.
반면 패션은 디지털과 달리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정지된 화면이나 짧은 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역동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보란 듯이 움직이는 예술에 가까운 프린지 장식을 꺼내 들었다. 옷의 밑단에 달린 술 장식을 의미하는 프린지는 모델의 걸음에 따라 수백 가닥의 선이 굴곡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프린지는 관람객들에게 신체의 감각을 일깨워주며 디지털과 대비되는 아름다움 움직임을 보여주는 3차원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알렉산더 맥퀸은 프린지를 몸의 중심부로 끌어왔다. 니트 크롭트 톱(길이가 짧은 상의) 아래로 늘어진 프린지 장식은 복부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자연스럽게 시선을 상체로 집중시킨다. 프린지가 더는 가장자리를 꾸미는 요소가 아닌,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하는 도구가 됐음을 보여준다. 요지 야마모토 역시 크롭트 재킷과 스커트 헴라인에 프린지를 집중시켜 실루엣을 부각하고 룩 전체에 일정한 리듬을 부여했다.
보다 대중적인 반응을 이끈 것은 프린지 슈즈였다. 알라이아의 니하이 부츠는 마치 프린지 스커트를 덧입은 듯한 인상을 준다. 다리 라인을 감싸는 풍성한 프린지 장식이 걸음마다 좌우로 크게 크게 휘날리며 각기 다른 잔상을 만들어냈다. 사카이의 프린지 로퍼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스타일에 역동성을 더해 워킹을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보이게 했다.
디자이너들의 소재 선택도 이전 시즌과는 차별화된다. 가죽과 스웨이드 같은 묵직한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실크나 오간자처럼 가볍고 유연한 재질이 대거 등장했다. 하늘하늘한 소재의 프린지는 몸의 작은 움직임에도 즉각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페라가모의 부드러운 실크 드레스에 달린 길고 가느다란 프린지는 마치 종이 폭죽이 터지듯 미세한 파동을 일으키며 단정한 실루엣에 생동감을 더했다. 샤넬은 골드 톤 드레스의 소매와 헴라인에 프린지를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볼륨감 넘치는 프린지 장식이 모델들의 움직임에 따라 섬세하게 반응하며 한층 더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부여했다. 로에베는 워크웨어를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아이템 위에 프린지를 더해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대비를 만들어냈다. 루이비통과 지방시는 아예 프린지를 색채 도구로 활용했다. 수채화처럼 번진 색색의 프린지는 모델의 호흡과 걸음에 따라 색이 뒤섞이고 흩어지며 깊은 시각적 잔상을 남겼다.
프린지만큼 예술적인 장식 요소도 드물다. 몸의 흔들림과 속도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생동감을 부여한다. 디지털 이미지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디자이너들이 프린지를 다시 호출한 이유다.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이번 시즌의 프린지 장식은 패션이란 살아 움직이는 예술이며, 직접 보고 느끼고 움직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미(美)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안미은 패션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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