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버틴 수원 행궁동 ‘대안공간 눈·예술공간 봄’ 문 닫았다⋯도시재생 거점 사라져

장선 기자 2026. 3.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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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숙 작가, 경제적 한계로 폐쇄 결정
지역 예술 생태계 위축 우려
▲ 수원 행궁동 '대안공간 눈'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운영을 하지 못해 '임대' 간판을 세워놨다.

수원 행궁동 예술마을 조성의 상징적 공간으로 20년간 운영된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이 문을 닫았다. 도시재생과 지역 예술 생태계 형성의 거점 역할을 해온 공간의 폐쇄 소식이 알려지며 지역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공간을 만든 주체는 조각가 이윤숙 작가다. 이윤숙 작가는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노후 주택을 전시 공간으로 전환했다. 예술과 도시재생을 결합한 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행궁동 벽화거리 조성과 맞물려 지역을 문화예술 거점으로 바꾸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행궁동은 한때 개발 제한과 주민 반대로 쇠락한 구도심이었다. 이 작가는 자택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을 중심으로 골목 전시와 벽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예술을 매개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 모델을 구축했다.

'대안공간 눈'은 '예술공간 봄'으로 확장했다. 예술공간 봄은 1980년대 건축된 건물을 활용했다. 과거 방앗간과 오락실, 건설사무소, 가정집으로 쓰이던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2014년 문을 열었다.

대안공간 눈·예술공간 봄의 기획으로 총 2500여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다. 대안공간 눈은 신진 작가 발굴과 실험적 전시를 이어가며 예술계 등용문 역할을 했다. 2006년부터는 자체 전시 공모를 도입해 운영 방식을 전환했다.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확대하며 행궁동을 예술마을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 수원 행궁동 예술마을 조성의 상징적 공간이던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장기간 운영 과정에서 누적된 경제적 부담을 넘지 못했다. 이윤숙은 결국 공간 폐쇄를 결정했다.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이 재정적 기반이 없으면 지속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확인했다.

도시재생은 노후 도심의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공동체 회복과 문화 기반 확충을 목표로 한다. 기존 공간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정책이다. 특히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구도심에서는 소규모 문화공간과 예술 활동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행궁동 대안공간 눈의 사례는 구도심 도시재생의 가치를 알려준다.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은 방치된 공간을 활용해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 관광과 문화 소비를 유도했다. 예술가와 주민, 방문객이 결합된 지역 생태계를 형성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동시에 살리는 방식이다.

이번 대안공간 눈의 폐쇄 소식은 도시재생의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초기 성과 이후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민간 공간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공공의 제도적 지원과 안정적 재원 확보가 뒤따르지 않으면 도시재생 성과도 장기적으로 유지가 어렵다.

지역 문화계는 대안공간의 폐쇄가 신진 작가의 지원 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행궁동 도시재생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궁동을 변화시킨 상징적 공간인 대안공간 눈의 사례를 통해 수원시는 도시재생 정책의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공간을 만드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운영과 유지까지 포함한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예술가 개인의 헌신에 의존한 도시재생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도시재생이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 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글·사진 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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