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고민에서 찾은 답...공공SI 개발 생산성 배로 높인다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으로 공공SI 혁신' 브이티더블유
"더이상 IT 프로젝트의 품질을 걱정하지 않아요. 프로젝트가 제때 제대로 끝나겠다는 확신이 들죠. 지난 5년간의 실험을 통해, 40년 동안 IT 현장에 있으면서 고민했던 문제의 답을 찾았습니다."
조미리애 브이티더블유(VTW) 대표가 찾아낸 IT시스템 구축사업의 해법은 바로 회사가 개발하고 수년간 자체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끌어올린 로우코드(lowcode)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 'DnA'다.
◇"공공SI 40년 고민 답 찾았다"
총 16단계에 이르는 공공SI 프로젝트 절차를 7단계로 단순화하고, 플랫폼에 축적된 템플릿과 기존 개발결과물,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해 코딩작업을 최소화한 덕분에 개발 생산성이 배로 올라간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플랫폼이 개발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개발자 간의 실력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품질과 생산성이 동시에 올라가니 고객도, 수행기업도, 개발자도 모두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줄었다. 프로젝트 지연 걱정도 없어졌다.
조 대표는 DnA 플랫폼에 대해 "우리나라 공공SI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브이티더블유는 행정안전부가 국가 차원의 데이터 관리체계를 만들기 위해 2018년부터 추진해온 '국가 기준데이터 관리체계 구축' 사업을 수행하면서 DnA 플랫폼을 만들고 지난 5년간 발전시켜 왔다. 올해는 회사가 수행한 모든 공공IT 사업에 이 플랫폼을 적용했다. 그 결과 확신은 더 굳어졌다. 앞으로 수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이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개인기·깜깜이 시스템 개발 끝내야"
조 대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성격의 기업가다. 자그마한 키에 인상 좋은 얼굴이지만 정해진 목표와 이슈 앞에서 굽힘이 없다. 새로운 것을 해보길 좋아하고 시작한 일은 매달려서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는 1983년 숙명여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공학센터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IT인의 길로 들어섰다. 국토연구원, 제조IT 컨설팅 기업 애트워스, 앤더슨컨설팅(현 액센츄어), 삼성SDS를 거치며 IT 컨설팅 실력을 키웠다. 한·프랑스 합작사 밸텍컨설팅코리아의 CEO(최고경영자)를 지내다 밸텍이 철수하면서 2013년 회사의 오너 겸 CEO가 됐다. 그해 사명을 현재의 브이티더블유로 바꿨다. 국내 공공 IT컨설팅 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이 회사는 IT시스템 구축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런데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공공IT 시장의 고질병인 낮은 생산성과 품질, 열악한 사업성이 오랜 고민거리였다. 대형 국가 프로젝트조차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수행되다 보니 기업은 기업대로 힘들고 발주기관은 기관대로 불안하고, 개발자들도 힘든 상황이 되풀이돼 왔다.
모든 개발과정이 개인기로 천차만별로 진행되다 보니 수시로 문제가 터지지만 뾰족한 예방책이 없었다. 거기에다 발주기관이 수시로 요구사항을 추가하니 처음 그린 그림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카멜레온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충실한 설계와 체계화된 개발과정이 부족하니 수시로 문제가 터지고 사업은 늦어지고 품질은 말썽이죠. 기업은 남는 게 없고 발주기관은 불안과 불만이 쌓이고, 열악한 업무환경에 지친 개발자는 그만두기 일쑤죠."
◇16개 시스템 구축단계 7단계로 단순화
시중의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이 대부분 웹페이지 개발 같은 프론트엔드 개발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DnA는 백엔드 개발에 맞게 구현돼 있다. 대규모 시스템 구축·운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연계하고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생성하고 조합해서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만들게 해 준다. 전통적인 시스템 구축이 요구사항 정의, 아키텍처 계획 수립부터 개발, 테스트, 배포, 모니터링 등 총 16단계로 이뤄진다면 DnA를 쓰면 7단계 정도로 줄어든다. 10단계로 복잡하게 구성된 개발과정이 한 단계로 줄어드는 덕분이다. 시스템 개발은 △비주얼 통합 개발도구 기반 애플리케이션 워크플로우 작업 △데이터 모델링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기 작업 정도로 줄어든다. 이후에는 API를 연결하고 필요한 일부 코딩을 추가하는 정도의 작업을 거쳐 테스트와 배포를 하면 된다.
조 대표는 "유형화된 템플릿을 자동으로 적용하니 '휴먼에러'가 방지되고, 플랫폼이 개발자에게 길 안내를 하니 주니어 개발자만으로도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한번 개발한 기능은 플랫폼에 계속 에셋(자산)으로 쌓이니 갈수록 생산성은 더 높아진다. 제때 사업이 끝나고 품질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이라며 "DnA의 효과를 본 후 '이렇게 사업을 해야겠구나'고 깨달았다. DnA를 적용한 사업은 하나같이 제때 제대로 끝났고 고객들의 평도 좋다. 미심쩍을 시선을 보내던 고객도 나중엔 칭찬일색"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척척'
국가기준데이터 사업에 더해 △디지털정부 서비스 개방플랫폼 구축(행안부) △공공부문 민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활용 촉진(행안부) △항공교통데이터시스템 구축(국토부) △공공데이터 표준관리통합시스템 구축(행안부) △일상속 기후·대기영향 정보개방(한국환경공단) △생활주변 환경오염물질 정보 개방(한국환경공단) 등 올해 수행한 7개 사업에 DnA를 적용했다. 특히 생활주변 환경오염물질 정보 개방 사업은 동종 회사인 올포랜드가 브이티더블유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수행했다. 최초로 외부 기업이 DnA를 쓴 것으로,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DnA의 또다른 강점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의 강점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려면 인프라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까지 클라우드화돼야 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에는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CI·CD(통합적 구현·배포), 데브옵스 등의 개념과 기술이 필요하다. DnA를 활용하면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계획·코딩·빌드·테스트할 수 있다. 설계만 하면 이후 단계는 플랫폼 상에서 이뤄진다.
◇"개발자 떠나도 기술 휘발되지 않고 플랫폼에 쌓여"
조 대표는 설계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체 서비스를 작은 알갱이로 잘 뜯어서 컨테이너에서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마이크로 서비스로 만들려면 도메인 지식과 서비스 디자인 실력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툴이 대신해주지 못한다. 챗GPT가 아무리 똑똑해도 프롬프트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다른 값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개발자들이 이틀 정도 익히면 DnA를 쓸 수 있다는 조 대표는 플랫폼의 시초가 된 내부 개발팀의 20쪽 분량 기술보고서를 지금도 보물처럼 아낀다고 말한다.
"플랫폼의 힘은 매우 강력해요. 며칠 걸렸던 작업이 10시간으로 줄어들죠. 발주기관 담당자가 이런 방식이라면 프로젝트가 끝난 후 본인이 필요할 경우 직접 시스템을 수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어왔는데 그 질문에 정말 기쁘고 뿌듯했어요."
조 대표는 자체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DnA를 쓰면서 외부에 알리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량 데이터가 많은 금융분야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사람이 제각각 할 땐 그 사람이 떠나면 기술도 휘발되고 남는 게 없는데, 플랫폼에서 하니 우리 기술이 그 위에 켜켜이 쌓이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축적된 산출물은 언제든 꺼내서 쓸 수 있죠."
◇주니어 개발자만으로 총 투입인력도 크게 줄어
브이티더블유는 국내 SW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SW산업보호대상 디지털타임스사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0년 IT 현장에서 수많은 시도를 해보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한 희망이 보인다는 조 대표는 "시니어급 개발자 60~70명이 필요했던 프로젝트에 DnA를 쓰면 주니어 개발자 30~40명이면 된다. 안 쓸 이유가 없다"면서 "내년 본격화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사업에 이 플랫폼을 써서 참여하고자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협력 플랫폼 체계 사업에서도 기회를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최근 행정망 장애 사태에 대해 "국가 IT체계를 기본부터 다시 봐야 한다. 단편적으로 부분만 손봐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첫째는 설계를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IT시스템에 설계 확정이란 단계가 없다. 설계를 한 후 계속 요구사항이 추가되며 종래는 누더기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T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각 단위 시스템이 수백, 수천개 시스템과 연계되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어디가 원인인지 찾기 힘들다"면서 "클라우드로 전환하자, 대기업 참여제한을 풀자 등 문제의 본질에서 비껴가는 얘기를 할 게 아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발주하고 관리·감독할 것인지, 설계도 없는 시스템을 계속 양산할지를 돌아보고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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