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이퓨얼 연료 생산용 마이크로채널 반응기 국내 최초 개발
기존 대비 30배 용량↑, 촉매량 30%↓ 탄소 배출 저감 가속화 기대
유럽연합(EU)은 오는 2035년부터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내연기관차량 판매를 금지한다. 다만, 이퓨얼(E-Fuel) 연료를 사용하는 신차는 예외다. 디젤에 가까운 이퓨얼을 생산하는 마이크로채널 반응기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디젤에 가까운 연료로 바꿀 수 있어, 향후 국제적 연료규제에 대응하고 이퓨얼 생산 외에도 암모니아 합성 등 열을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퓨얼(E-Fuel)’이란 재생전력으로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그린수소와,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생산된 연료. 수송 분야의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청정연료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란 매우 작은 채널들로 구성된 반응기로, 이 채널들을 통해 화학 반응을 시키는 고효율 시스템. 이 반응기를 통해 열 전달이 매우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탄소중립기계연구소 히트펌프연구센터 김영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퓨얼 연료 생산에 소요되는 촉매의 양을 30%로 줄이고 기존보다 30배 용량을 가질 수 있는 고효율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개발했다. 이 반응기는 고온고압에서 안전하고 발열 제거가 쉬워 온도 설정이 유연해, 이퓨얼 생산에 유리하다.
이퓨얼 연료를 생산하려면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심한 발열 현상 일어나 열을 잘 제거하는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 기계연구원에서 개발한 반응기는 겹겹이 쌓인 마이크로채널 구조의 판을 접착제가 아닌 고온 방식으로 접합하여, 고온에서도 발열 제어 성능이 뛰어난 구조로 설계·제작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반응기를 통해 생산된 이퓨얼 연료는 세탄지수 55.7로 국내 차량용 디젤의 세탄가 품질기준인 52 이상을 만족한다. 이는 국내정유업체에서 판매하는 디젤의 세탄가인 54-57로 동등한 수준이다.
‘세탄지수’란 디젤 연료의 연소 성능을 나타내는 척도로, 디젤 엔진에서 연료가 얼마나 쉽게 발화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세탄지수가 높을수록 연료가 엔진에서 더 빨리, 더 쉽게 발화된다.
기존에는 연료 합성 과정에서 발열이 심한 경우 슬러리 반응기나 유동층 반응기 등이 사용되나, 이는 대규모 생산 시 효과적이다. 반면 분산형 재생발전소에서 잉여전력으로 생산되는 수소의 양은 소량이라 대형 반응기를 적용 시, 경제성과 효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마이크로채널 열교환기 기술을 기반으로 크기가 작고, 효율도 좋은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개발했으며, 연료 합성 반응에서 합성가스의 93%가 연료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추후, 컨테이너 크기의 고효율 이퓨얼 생산공정을 개발하면, 이퓨얼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주유소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연구원 김영 책임연구원은 “열 제어 성능이 뛰어나 태양열이나 풍력 등 저장량이 불규칙한 재생 전력의 공급량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향후 재생 전력 공급 과잉 시 전력 수요 관리 기술로 재생 발전 경제성을 높이고 전력망 안정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기계연구원의 기본사업 ‘Power to Fuel 시스템용 마이크로 채널 반응기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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