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조달비용 축소"…3월 5대銀 정기예금 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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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기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0조 원 가까이 줄고, 짧은 기간 돈을 맡기는 단기성 자금 수요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은행들이 자금조달 비용인 예금 금리의 인하 선택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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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 위축에 정부 금리 압박 부담감…"일부는 당분간 역마진 운영"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지난달 정기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0조 원 가까이 줄고, 짧은 기간 돈을 맡기는 단기성 자금 수요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은행들이 자금조달 비용인 예금 금리의 인하 선택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의 지난 3월30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06조2295억 원으로 2월 말 815조7006억 원 대비 9조4711억 원(1.1%)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지난 2월 한 달간 3조4506억 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3월 들어 하락 반전했다. 3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신규 또는 다시 돈을 맡기려는 고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의 지난 3월2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65~3.90%였으나 같은 달 31일, 연 3.40~3.54%로 최고 금리 기준 0.26%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수시입출금 등 유동성이 큰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3조2585억원이 불어난 589조7247억원으로 집계됐다.
큰 폭의 정기예금 감소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계들의 대출 수요가 줄었고 이에 따라 은행들도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금리 경쟁을 통해 대출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줄었다. 3월30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9091억 원으로 한 달간 4조5415억 원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이 약 2조 원 줄면서 지난 2021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장 외적인 영향도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사회 공헌을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말부터 은행들을 방문해 대출 금리를 인하하거나 특화 점포를 개설하는 등 은행별 다양한 방식의 취약 계층 금융 지원책을 점검하고 있다.
이 중 은행들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가계대출 인하 부분이다.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모든 상품에 대해 최대 0.70%p의 금리 인하에 나섰는데, 올해 들어 '이자장사' 지적에 따라 연이은 금리 인하에 나선 상황에서 정부 지침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게 내부 설명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 31일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9~5.59%까지 떨어졌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각각 3.66%, 3.95%까지 낮아져 1년여 만에 3%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이 금리를 정하는 지표 격인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하락한 탓"이라면서도 "최근 정부가 은행들에 상생금융을 요청하고 있는데, 대출 금리를 시장 상황과 별개로 임의 조정한 게 정기 예금 금리에도 영향을 줬다. 일부 은행은 당분간 역마진을 감안한 지원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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