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악재 터지나" 은행, 티메프 판매대금 담보 대출만 '4000억원' 충격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금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은행들도 관련 대출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1일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올해 7월 말까지 티몬과 위메프 입점업체 대상으로 진행한 '선정산 대출' 규모가 약 3855억 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선정산대출'이란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으로부터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약 2개월 뒤인 정산일에 대출을 상환하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티몬, 위메프와 같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정산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자들은 이러한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 뒤 판매대금을 지급받으면 대출을 상환해왔다.

문제는 일찌감치 티메프에서 자본잠식 조짐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이를 살피지 않고 선정산대출을 취급했다는 점이다.

티몬과 위메프에 선정산 대출 상품을 운영했던 은행은 SC제일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세 곳이다.

특히 SC제일은행은 티메프 판매자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SC제일은행이 티몬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출규모는 총 2098억 7900만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티몬월드에는 1052억 1800만원, 위메프에는 498억 1900만원으로 잔액을 집계하면 티몬(557억 8900만원), 티몬월드(365억 6800만원), 위메프(126억 9300만원)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판매자는 '수십억' 대출 받아

판매자 A씨는 "SC제일은행 측에서 거액의 선정산 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라며 "10년, 20년 된 우량 업체들만 골라서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대출 안 하면 앞으로 대출금 깎일 것'이라고 권유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20~30억 원 선정산 대출을 받아 물건을 판매한 A씨는 현재 대출 원금을 막을 길이 막막하다며 "한 달 이자만 1000만원이 넘는다"라고 흐느꼈다.

신한은행은 티몬 판매자들에게 1500만원, 위메프는 2억 7100만원을 대출하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달 말 잔액으로는 위메프(300만원)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위메프 판매자들 대상으로만 203억 3600만원을 대출을 진행했고, 잔액은 25억 9900만원이 남아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티메프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또한 대출 만기가 가까워진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한을 6개월에서 1년 가량 연장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이복현 금감원장은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서 현재 점검 중에 있다"라며 "(선정산대출 관련) 현황은 이미 파악했다. 추가적인 내용을 더 점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