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 해의 골프를 돌아보니,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아쉬움은 스코어라는 결과에서도 기인하지만, 골프를 즐기는 '과정' 역시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골프의 심리적 요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성격 나쁜 사람이 골프를 잘 친다'는 명제
혹시 위 명제와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적어도 제 주변에는 대체적으로 저 명제에 동의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은 듯합니다. 약간의 질투가 섞인 표현이고, 조금 강한(?) 표현이긴 하지만 말이죠.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상대방의 실수를 함께 공감해 주는 골퍼들보다, 상대방의 실수를 보고 오히려 자신이 더 잘 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골프를 더 잘 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기적인 사람' 혹은 '성격 나쁜 사람'이라는 표현이 좀 거친 데다 적절한 단어가 아닐 뿐,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필드 위에서는 '자기중심적'이어야 한다.
골프계에서 가장 유명한 심리학자 중 한 명인 '밥 로텔라' 박사는 그의 글에서 자존감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경기 중에 매우 자기중심적(몰입된 상태)이어야 한다. 자신만의 작은 세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여기서 자기중심적(Self-Absorbed)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바로 자신에게만 전념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기중심적 성향을 갖는 사람은 크게 두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선택적 집중'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골프의 관점에서 본다면, 주변의 방해에 관계없이 공과 타깃에만 집중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정서적으로 타인, 즉 동반자들과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실수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스 샷 이후에도 다음 샷에 집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위 두 가지 모두 결국 자신의 게임에만 집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보통 가정이나 비즈니스에서는 이타주의적인 성향을 갖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골프 코스에서는 좀 더 이기적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며, 이러한 성향은 골프에 있어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착한 사람'이 골프를 못 치는 이유
반대로, 자기중심적 골프를 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좋게 말해 '착한 사람'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우호성(Agreeableness)'라는 표현이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우호성을 골프 관점에서 풀어보면, 협력적이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골프라는 게임이 거의 5시간을 동반자와 함께 보낸다는 측면에서,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향의 사람들은 골프 자체에만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동반자와의 '관계'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도 동반자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 자신의 게임에만 집중해도 부족한데, 타인의 게임에 대한 영향까지도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골프와 같이 개인의 역량이 평가받는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낮은 우호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금은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상대방의 실수와 고통을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자
물론,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예외 없는 일반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높은 우호성을 갖는 사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자기중심적 성향을 갖는 모든 사람이 골프를 더 잘 칠 수 있다는 일반화를 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사람의 골프, 착한 사람의 골프와 같은 극단적인 비유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 '자신의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인 듯합니다.
어쩌면, 필드 위에서는 자신의 실제 실력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가 되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스스로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골프를 즐길지 한 번 더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매년 “이번엔 다르다”는 말에 속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한 타를 더 줄일 2026년을 기대하며 올해 칼럼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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