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이 지난해 4분기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와 같은 현지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서 1위 자리를 내줬다.
2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연말 쇼핑 기간이 포함된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는 중국 내 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애플은 2023년 4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특히 중급형 스마트폰인 노바13 시리즈와 고급형 메이트70 시리즈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카운터포인트의 멍멍 장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지 조치 이후 화웨이가 선두 자리를 되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분기 4~6위는 비보, 아너와 오포가 차지했다.
이번 데이터는 애플이 지난해 가을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에도 중국에서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판매량 하락세는 최신 아이폰이 중국에서 초기에 강세를 보인 이후 모멘텀을 잃어 데뷔가 불균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지난 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반적인 중국 시장에 비해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서 지난해 중 유일하게 분기별 감소세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16 출시 이후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규제에 막혀 AI 기능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화웨이, 아너, 오포 등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기 위해 현지 협력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또 이미 바이두, 텐센트 등 여러 중국 AI 기업들과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카운터포인트는 “2025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중국 거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판매량이 한 자릿수 초반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