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연체이자 8%"…평촌 트리지아 어떡하나 [현장]
조합, 임대주택 재매각해 잔금 마련키로…임대사업자는 반발
[아이뉴스24 이효정·이수현 기자] 평촌 트리지아 조합이 시공단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에 공사비 잔금 약 1300억원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19일부터 남은 잔금에 더해 연체이자 연 8%를 물게 됐다.
평촌 트리지아 조합은 아파트 내 임대아파트·근린생활시설부지·임대아파트 매각 등을 통해 잔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특히나 임대아파트 사업권에 대해선 이미 계약한 민간업체의 계약을 취소하고 재매각한다는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조합 공사비 잔금 마련 안간힘이지만…연체 이자 못 피해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평촌 트리지아(융창아파트 주변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이날 오전 11시 총회를 열어 준공 잔금 지급을 위해 '상가·임대아파트·근린생활시설부지 담보 제공 승인의 건(총회 5호 안건)'과 '임대아파트·근린생활시설부지·보류지의 매각 방법과 가격 결정 등 관련 절차 진행 대의원회 위임의 건(6호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5호 안건은 상가와 임대아파트 등을 담보로 해 자금을 조달하겠단 계획으로 파악된다. 또 지난달 임시 총회에서 '임대아파트 양수도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총회에서는 6호 안건으로 조합의 대의원회에게 계약 조건의 결정권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이날 총회에서 논의되는 나머지 안건 중 '공사비 검증 용역 계약의 건'이 포함돼 있어 공사비가 제대로 책정됐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안건을 상정한 이유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납부할 공사비 잔금이 126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입주 기간이 끝나는 지난 18일까지 잔금을 모두 납부하지 못해 연 8% 수준의 연체 이자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촌 트리지아는 입주가 지연되고 공사비 잔금도 치르지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확약서를 쓰고 입주했다. 확약서에 따르면 조합이 시공단과 2023년 1월 체결한 계약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잔여 공사비는 1269억3450만원이다. 조합이 지급을 지체하면 미지급금액과 함께 입주지정기간 만료일(10/18)로부터 완제일까지 연체 이자를 지연일수만큼 일할 계산해 산정한 금액을 가산해서 지급해야 하기로 했다.
연체율은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예금은행 가중평균 여신금리와 가계자금 대출시장 점유율 상위 은행이 정한 연체기간별 가산금리를 합산해서 정한다. 지난달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연 4.08%이다. 여기에 가산금리 등을 고려하면 연체이자율은 연 8%로 높아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확약서대로 남은 공사비 잔금 중 미상환금앵에 대해 일할 계산해서 연체 이자가 발생한다"며 "시공사로서 조합과 공사비에 대해 매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업체에 매각한 임대아파트 계약 취소 후 재매각…가능할까?
따라서 조합은 총회를 열고 공사비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조합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통해 납부해야 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임대아파트 매각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하기로 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조합은 지난 2020년 5월 단지 내 임대아파트 196가구를 민간 업체인 해피투게더하우스에 넘겼다. 임대주택의 원래 인수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정을 철회하고 민간 업체가 인수한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시 임대아파트를 짓고 나면 일반적으로 SH공사, LH같은 공공이 인수해 서민들에게 공급한다.
다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으로 건설 및 공급되는 전체 주택수 또는 전체 연면적 중 토지등소유자 대상 분양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세대수 또는 연면적의 20% 이상 50% 이하의 범위에서 공공임대주택 또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으로 건설할 수 있다. LH 관계자는 "재개발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을 공공지원 민간 임대로 짓는 경우에는 민간 사업자도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정이 돼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미 계약한 해피투게더하우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구해 높은 가격에 다시 임대아파트를 넘기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은 조합의 일방적인 계약 취소에 해피투게더하우스가 반발하고 있다. 해피투게더하우스는 지난 9월 조합에 공문을 보내 "계약 이후 4년이 넘는 기간 임대사업자 지위를 양도·양수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절차를 진행하며 조합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조합이 계약 해지를 검토하며 총회에 안건으로 제안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도인(조합)은 양수인(해피투게더하우스)에게 잔금 지급 전 계약금을 배액 상환하고 해제할 수 있다는 조건을 가지고 나선 것이라면 계약의 성질과 목적을 간과한 중대한 실수"라며 "후속절차로 나아간다면 회사는 조합을 상대로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피투게더하우스는 현재 조합 계약 해지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이뉴스24가 수차례에 걸쳐 조합과 해피투게더하우스 측의 입장의 듣기 위해 연결을 시도했지만 모두 답을 받지 못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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