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이 5500원?”…공항만 가면 비싸지는 ‘약 값’

류인하 기자 2024. 10. 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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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게보린, 타이레놀, 훼스탈 등 시중 약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 가격이 공항 약국에서는 최대 5000원이상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고가의 공항 임대료로 약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2018년부터 입찰방식을 ’최고입찰가’에서 ‘적정최고임대가’로 바꿨지만 여전히 공항 내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값이 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인천공항에 입점한 8개 의약품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게보린(10정)은 5500원으로, 시중 최저가(2500원)보다 83%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훼스탈플러스는 4500원으로 시중 최저가(2000원) 대비 80% 비쌌다.

마시는 감기약인 테라플루나이트타임 역시 공항 약국에서는 1만2000원에 판매해 시중 최저가(5000원)보다 71% 비쌌다.

연고도 공항 약국에서 훨씬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후시딘겔(10g)은 공항에서 구입하면 1만원을 내야하는데 이는 시중가(4000원)보다 67% 비싼 가격이다. 비판텐연고(30g) 역시 시중약국에서는 1만~1만2000원에 구입할 수 있지만 인천공항에서는 1만6000원을 내야 구입할 수 있다.

김포공항 내 입점한 약국의 가격 사정도 비슷했다. 김포공항에는 현재 2개 약국이 입점해 있다. 겔포스엠은 7000원으로, 시중가(3000원)보다 75% 비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게보린정도 5000원으로, 시중가보다 비쌌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 등의 사정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사례가 있으나 시중 최고가를 기준으로 비교해도 공항약국이 훨씬 비싼 셈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적정최고임대가로 낙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 문제로 약값이 시중가격보다 비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투표로 입찰가 평균을 제시하고, 그 평균가 이상으로 가격을 제시한 사람 중 제일 낮은 금액을 쓴 입찰자에게 낙찰이 되기 때문에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높게 책정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입점한 약국의 약품 가격까지 공사가 관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의 경우 권장소비자가격 폐지로 약국의 재량에 따라 의약품 가격이 정해진다.

황운하 의원은 “공항은 특수한 장소인만큼 긴급하게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며 “의약품이 적절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도록 각 공항공사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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