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동영상 1600개 찍은 열정의 골프 교습가..USGTF 우수 지도자 이경범 프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운명론자들은 인간은 누구나 살아갈 운명이 정해진 채 태어난다고 한다. 골프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런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지난해 말 미국골프지도자연맹 USGTF-KOREA의 우수 지도자에 선정된 이경범 프로는 골프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골프인중 한 명이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프로는 중학생 때 영어 교육을 위해 홀로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다가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인들이 별로 없던 북섬의 뉴플리머스(New Plymouth)란 지역에 정착한 이 프로는 당시 뉴질랜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한 수단으로 골프를 배운 게 평생 직업이 됐다. 참고로 뉴플리머스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촬영 장소다.
뉴질랜드에서 4년 넘게 골프를 익힌 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 프로는 군 복무 후 2009년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힐스CC의 연습생으로 들어가 2년간 훈련했다. 투어 프로를 목표로 했던 이 프로는 그해 USGTF 골프 티칭프로 자격 검증에 응시해 한 번에 통과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 프로는 그러나 투어 프로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충남 당진의 파인스톤 골프장에서 6개월간 캐디 생활을 했으며 이후 캘러웨이 마케팅팀에 입사해 데모팀에서 4년간 근무했다. 이 프로는 특히 캘러웨이에서 일할 때 런치 모니터인 트랙맨의 사용법은 물론 클럽 조립까지 배워 지금까지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 프로는 2014년 서울 길동에 있는 한 스포츠센터에서 본격적으로 골프 레슨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범스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어느덧 12년 차 골프 교습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 프로는 그동안 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자신만의 스윙 매카니즘과 커리큘럼을 정립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는 SNS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스윙 이론을 전파하고 있다. 유튜브 ‘범스 골프’의 구독자는 3만 9천4백 명이며 게시된 동영상은 1,600여 개에 달한다. 이 프로는 레슨 몰입도를 위해 유료 광고를 사절하고 있다. 동영상 시청중 광고가 개입되면 레슨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이런 동영상을 보고 직접 레슨을 받기 위해 해외에서 찾아오는 골퍼들이 있다. 개인 사업을 하는 40대 중반의 캐나다 교포 한 분은 두 달에 한 번꼴로 2년째 찾아와 레슨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기적으로 오는 장거리 회원도 있다. 국내에선 대구나 광주 등지에서 많은 골퍼들이 올라온다고 한다.
이 프로의 골프 철학은 분명하다.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골퍼의 스윙이 아니라 아마추어 골퍼에게 맞는 스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프로 골퍼에 비해 연습량과 피트니스 훈련량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보니 프로들의 스윙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그렇지만 아마추어의 연습량과 몸 상태에 맞춘 스윙을 만든다면 프로들의 스코어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하체가 단단하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몸동작을 과도하게 하면 연습장에선 잘 맞을지 모르나 경사가 있는 실제 필드에선 미스 샷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프로는 그래서 회원들에게 최대한 축이 잡힌, 흔들리지 않는 스윙을 강조한다. 그 게 아마추어 골퍼들에겐 좋은 스윙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축이 흔들리지 않는 스윙을 위해 뭘 해야 할까? 이 프로는 ‘풋 스텝’을 강조한다. 셋업 때 체중을 5대5로 놓고 그 안에서만 체중 이동을 하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백 스윙 때 오른발에 실린 체중 5를 오른 발바닥의 앞에서 뒤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회전이 시작되고 클럽은 따라온다. 이 과정을 거쳐 백스윙 탑에선 체중이 오른발 쪽에 6 또는 7이 실리게 된다.
요즘 직장인들은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가 많다. 이로 인해 승모근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잘못된 동작이 많이 나오게 된다. 이경범 프로가 운영하는 범스골프 스튜디오에서는 트랙맨을 활용해 더욱 정교하고 과학적인 스윙 분석을 한다. 그리고 스윙카탈리스트를 이용해 체중이동과 지면반력을 더 수치화, 그래픽화해 스윙 교정에 도움을 주며 론픽 미니플러스 피트니스 장비를 활용해 몸과 팔의 올바른 움직임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 프로는 의도적으로 팔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팔을 잘 쓰기 위해선 관절을 써야 한다. 손목과 팔꿈치, 어깨 관절만 위 아래로 쓸 줄만 알아도 골프가 쉬어진다. 즉, 관절만 꺾었다가 풀어줘도 클럽은 알아서 던져지며 그렇게 하면 슬라이스나 훅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는 “공은 채가 치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골프는 절대로 몸이 공을 치는 게 아니다. 내가 몸을 아무리 움직여도 채가 움직이지 않으면 공을 칠 수 없다. 몸을 움직이는 이유는 채를 움직이기 위함이다. 그러니 채에 집중하라”며 “채는 관성에 의해 몸보다 반 타이밍 늦게 따라온다. 그 반 타이밍으로 인해 방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스윙할 때 용쓰지 말라는 이유는 자연스런 흐름에 맡겨야 공이 쉽게 쉽게 맞는 편안한 골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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