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보며 달리려 일본에서 날아왔어요
하프 남녀 최범식·문보연씨 1위
“일본에는 이렇게 강을 보며 달릴 수 있는 마라톤 대회를 찾아보기 어려워요. 마포대교 위를 달리면서 한강을 바라보는데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28일 열린 2024 서울하프마라톤(조선일보사·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체육회 공동 주최)에서 여자 10㎞ 1위는 39분 10초 기록으로 들어온 일본인 가와바타 에리(40)씨에게 돌아갔다. 2위(39분 16초)를 간발 차로 제쳤다. 외국인이 이 대회 여자 10㎞ 부문 정상을 차지한 건 처음. 일본 도쿄 한 금융 회사 직장인인 그는 서울하프마라톤에 참가하려고 지난 26일 입국했다. “일주일에 3~4번씩 출근 전 10㎞를 뛰는 게 10년째 생활 루틴”이라며 “D그룹에서 출발해 힘들었지만, 도착하고 나니 1등이었다. 삼겹살과 청국장을 든든하게 먹은 게 원동력”이라고 기뻐했다.
하프마라톤(21.0975㎞) 남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범식(27)씨는 장거리 육상 선수 출신. “은퇴한 뒤 제 최고 기록(1시간 13분 45초)”이라면서 “선수 시절 이뤄보지 못한 우승을 경험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괴산군청에서 1년여 실업 선수 생활을 하다가 2020년 은퇴한 후 프리랜서 육상 코치와 인물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달리기 붐이 일면서 개인 레슨 수강생만 20여 명. 즐겁게 달리기를 가르치며 자신 기록도 향상됐다고 했다. 본격 대회 준비는 1997년생 소띠들이 모인 러닝 크루 ‘소란스런’과 함께 했다고 한다. 하프 여자 1위 문보연(45)씨는 1시간 26분 59초에 골인했다. 마라톤 경력 15년 차로 서울 송파구에서 러닝 아카데미 코치로 활동한다. “작년 10㎞ 부문에서 3위를 한 다음 이번에는 꼭 1위를 하고 싶어 고된 훈련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달리면서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한강대교 등 서울 명소를 두루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대회”라고 덧붙였다.
남자 10㎞ 부문은 인천 인동초 육상 코치 김성하(32)씨가 32분 36초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34분 15초)와는 1분 이상 차이가 났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마라톤에 입문해 선수로 활동하다가 2019년 은퇴한 그는 “코로나 기간 몸무게가 90kg(평소 60kg대)에 달하는 등 한동안 달리기와는 거리를 두며 살았는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작년 새해 결심으로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김씨는 “선수로서의 아쉬움이 있었다. 마라톤은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라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남녀노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특별하다”며 “일주일에 4~6회 집 근처 승기천 일대에서 15km씩 뛰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인동초) 학생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 차차 풀코스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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