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온상 '채팅 앱'…미성년자 접근 너무 쉽다
가입·대화방 개설 어렵지 않아
방심위, 음란정보 시정 요구 '쑥'
잇단 피해…미성년자가 악용도
사전 차단·처벌 강화·교육 시급

랜덤채팅, SNS를 이용한 미성년자 대상 조건 만남이 급증하면서 만남을 구실로 폭행,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미성년자들을 무분별한 어플 사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랜덤채팅 어플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음란, 성매매 정보 시정 요구는 1만7377건에 달했다. 2019년 3297건에 비해 5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날 1694건의 시정 요구를 받은 스마트폰 앱 메인 화면에는 성매매 홍보 아이디가 적힌 대화방, 음란성 문구가 적힌 대화방이 가득했다. 대화방에는 성별과 나이가 적혀있지만 이는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해당 어플은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SNS 오픈채팅도 마찬가지였다. 오픈채팅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일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차단했지만 이용자들은 단어 초성만 입력하거나 은어를 사용해 부적절한 성격의 대화방을 만들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이러한 채팅방들이 횡행하면서 미성년자가 랜덤채팅 어플, SNS를 통해 만난 사람에게 성범죄 피해를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젠더폭력통합대응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랜덤채팅 어플과 SNS로 성폭력 피해를 겪은 미성년자는 총 194명이었다.
지난 21일 성남에서는 SNS를 통해 미성년자를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미성년자들이 채팅방을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천에서 10대 A군과 공범 3명은 SNS를 통해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을 유인한 뒤 약 5시간 폭행하고 휴대전화로 유료 결제를 해 100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갈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랜덤채팅이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이러한 범죄들을 일으키는 것 같다"며 "특정 용어를 플랫폼 차원에서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인 조치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안들이 보완돼 실질적인 형량 부과로 이어져야 한다"며 "미성년자들은 대부분 호기심 때문에 접근하는데 랜덤채팅의 폐해에 대한 교육 역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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