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산소에 갔더니 낯선 꽃바구니가 놓여 있길래.." 리본에 적힌 이름에 주저앉았다

어머니 기일에 맞춰 남편과 함께 산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산소 앞에는 우리가 가져오지 않은 꽃바구니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형제들은 아무도 다녀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꽃바구니에 달린 리본을 들여다본 순간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산소 앞의 낯선 꽃바구니

꽃바구니는 놓인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된 듯 싱싱했습니다. 형제들에게 전화를 돌려 보았지만 모두 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다른 산소와 착각한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하지만 비석 바로 앞에 반듯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꽃 사이에 매달린 리본을 펼쳐 보았습니다.

리본에 적힌 이름

리본에는 낯선 이름 하나와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의 오래된 수첩을 뒤져 보았습니다. 그 이름은 어머니가 수십 년 전 끼니를 챙겨 주던 이웃집 아이였습니다.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그 아이에게 몇 해 동안 도시락을 싸 주셨다고 합니다. 자식인 저도 몰랐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거기 있었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

저는 어머니를 늘 우리 형제만 챙기던 분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남모르게 다른 아이의 끼니까지 챙기고 계셨습니다.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 해마다 어머니를 찾아왔던 것입니다. 정작 자식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산소에 소홀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어머니 기일마다 형제들에게 먼저 연락을 돌리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남긴 흔적은 자식이 모르는 곳에도 남아 있습니다. 그 흔적을 알게 될 때 부모님을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됩니다.오늘은 부모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한번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몰랐던 모습이 부모님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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