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보험 가입했더니 100만원 수입, 이거 쏠쏠한데?"
'투잡 보험설계사, 진짜 돈 될까?' 직접 해 보니
N잡, 부업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5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7.9%) 증가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역대 최대 수치다. N잡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도 인기다.
투잡을 어렵게 생각할 건 없을 것 같았다. 가장 쉬운 방법이 보험설계사가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여러 보험사에 문의했더니 메리츠화재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보험설계사가 되는 과정부터 보험 계약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공개한다.
◇너, 내 동료가 돼라
1. 손해 보험설계사 자격증 준비
우선 메리츠 파트너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메리츠 파트너스는 메리츠 화재가 프리랜서 보험 설계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스크롤을 제일 아래로 내리면 이름, 연락처, 직업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칸이 보인다. 여기에 연락 가능한 시간까지 남겼다. 일종의 ‘파트너 신청’ 절차라고 볼 수 있다. 다음날 바로 전담 멘토가 배정됐고 문자가 왔다. 요청한 시간에 전화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약속한 시각에 전화가 왔다. 담당 멘토인 서울 강남지역 담당 권소용 지점장(47)은 시험 일정과 준비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시험은 ‘손해보험’과 ‘제3보험’ 두 과목이고 각각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라고 했다. 가장 빠른 시험은 3월 21일로 20여 일이 남아있었다. ‘메리m’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강의 수강부터 모의고사, 오답문제 확인까지 가능했다. 이제 공부할 차례다.
하루 30분~1시간 분량으로 짜인 커리큘럼은 완벽했다. 온라인 강의를 잘 따라가기만 하면 중요한 내용을 금방 익힐 수 있었다. 가장 큰 동력은 ‘불합격에 대한 불안함’이었다. 시험일이 임박해 오자 봤던 강의를 또 봤고, 스마트폰으로 풀 수 있는 온라인 모의고사도 응시했다.
2. D-DAY, 설계사 자격시험
3월 21일. 시험일이 다가왔다. 시험을 앞두고 가장 유용했던 건 '메리m'의 오답노트였다. 온라인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만 모아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틀린 문제를 다시 보며 머릿속에 정답을 새겨넣었다.
공식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10분간 부정행위 등에 시험 관련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문제지와 답안지를 배포했다. 남은 50분 동안 문제를 풀고 OMR 카드에 마킹을 했다. 시험 시작 20분 정도 흘렀을까, 응시자들이 하나 둘씩 떠났다. 시험을 다 쳤다는 뜻이다. 긴가민가했던 문제를 보고 또 보다 보니 금세 종료 시간이 가까워졌다. 시험 종료 5분 정도를 남기고 시험지와 답안지를 제출했다.
3. 병아리 보험설계사 실전 교육
다음 날 아침 8시 59분. 전담 멘토에게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손해 보험 63점, 제3보험 72점으로 턱걸이 합격이었지만 점수는 상관없었다. 100점을 받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합격’을 위한 시험이기 때문이다. 보험연수원에서 제공하는 모집종사자 교육을 동영상으로 이수하고 그로부터 4일 뒤인 3월26일 설계사 위촉 과정을 전자 서명으로 마무리했다.
시험엔 합격했지만 막상 누군가의 보험을 설계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이런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전담 멘토인 권 지점장이 직접 방문하겠다며 연락해 왔다. 메리츠 파트너스로서 실질적으로 하게 될 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메리츠 파트너스 공식 앱과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도 숙지했다. 계약 절차에 대한 자세한 과정은 아래에 이어진다.
◇병아리 보험설계사가 첫 달에 벌어들인 소득
4. 이제, 실전이다
보험 설계나 리모델링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섰다. 3~4일 만에 등록한 고객 수는 7명이다. 이들 중 계약으로 이어진 사람은 2명이었다. 그중 한 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땄다고 했더니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현재 월 납입보험료(25만원)가 비싸다고 느껴지는 데다가 뭘 보장해 주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고민이었다. 동료의 동의를 얻어 전담 멘토와 확인하니 “기존 가입된 2건의 보험에 고액 항암치료가 빠져 있다”며 중복 보장인 보험을 가볍게 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을 가입할 것을 추천했다.
동료는 새로운 보험 가입을 주저했다. 100세 만기 시 만기 환급금은 얼마인지, 갱신과 비갱신 중 어떤 게 더 좋은 건지 질문이 쏟아지자 머리가 아파졌다. 전담 멘토에게 전화를 걸어 SOS 요청을 했다. 동료는 여러가지 궁금했던 부분을 전담 멘토에게 묻고 답을 들으며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기존 가입된 보험은 다시 점검해보기로 하고 우선 운전자 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 렌터카를 자주 이용하는데 자동차 보험과 운전자 보험이 별개인 것을 그동안 몰랐던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직접 보험설계를 진행하고 설명하며 월 납입보험료 1만6610원인 운전자 보험 가입을 마쳤다.
5. 계약 2건으로 벌어들인 수익
4월19일. 드디어 보험설계사로의 첫 임금이 들어왔다. 본래 지급일인 20일이 토요일이라 하루 일찍 지급됐다. 지급액은 총 90만3820원이다. 만약 보험 가입자가 13개월째까지 보험을 유지하면 8만3340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하는 부업
부업으로서 보험설계사의 장점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실적 압박 없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다.
②언제 어디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멘토가 있다.
③생각보다 수수료가 꽤 쏠쏠하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있거나, 금융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30분~1시간만 투자해 공부하기 좋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부업 설계사 지원을 위한 '메리츠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담 멘토의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자격증을 취득해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본업이 바빠 부업은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부업 설계사 도전을 통해 가능성을 엿봤다. 다른 무엇보다 계약 2건으로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보험 설계사라는 부업에 큰 시간을 투입할 의사는 없다. 보험 설계사로 전향할 생각도 없다. 다만 나 스스로, 그리고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이 보험에 대해 고민을 할 때마다 직접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자 보험을, 집을 갖게 된다면 화재 보험을 직접 설계해 가입할 계획이다.
/이영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