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늘 보수 텃밭 대구 방문… 윤석열과 대립속 ‘배신자 프레임’ 깨기

방문 앞서 또 ‘특감’강조도

국감 대책 브리핑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 뒤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태 원내대변인, 추 원내대표, 박성훈 원내부대표. 문호남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는다. 김건희 여사 의혹과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TK)의 트라우마인 ‘배신자 프레임’을 깨고 ‘보수 적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에서 권영진(대구 달서병)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분권과 통합 포럼’ 초청 강연에 나선다. 한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격차 해소’의 일환인 지방분권과 국민통합을 주제로 정치 현안을 풀어낼 예정이다.

한 대표는 지난 10·16 재보궐선거에서 지원유세와 당선 감사 인사까지 부산 금정구를 7차례 찾았는데, 승리 여세를 몰아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도 확고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대구는 지역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사건에 이어 대통령 탄핵까지 경험하면서 ‘배신의 정치’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한 곳이다.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표의 대구행은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배신자 프레임’을 털고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TK에서도 주춤하고 있어 ‘틈새 공략’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대구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에도 재차 특별감찰관 임명을 강조하면서 정당성 부각에 나섰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은 현재도 유효한 우리 당 대선공약”이라며 “대선공약을 조건 달아 이행하지 말자는 우리 당 당론이 정해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 국민께 약속한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기본값’”이라며 “우리 당 대선공약 실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반대하는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대선공약이었던 점을 강조해 이 사안을 당·정 갈등이 아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 대입한 것이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