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 실제 촬영지, 지금은? 5년째 방치된 100억 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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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2007년, 대한민국은 <커피프린스 1호점>에 빠져들었다. '남장 여자'라는 낯선 설정, '홍대 청춘'이라는 낭만은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최고 시청률 27.8%. 공유와 윤은혜가 첫사랑을 속삭이던 '그 카페'는 곧 현실 속 명소가 됐다. 그로부터 18년. 그곳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다.
기억은 그대로인데, 공간은 멈춰버렸다
2007년 여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일상의 감성을 자극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참신한 설정, 따뜻한 연출은 당시 젊은 세대의 감정선을 정확히 건드렸고, 드라마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카페'라는 공간이 가진 힘은 컸다. 공유와 윤은혜가 사랑을 시작했던 그 홍대 카페는 곧 '성지'가 되었고, 수많은 이들이 드라마의 흔적을 좇아 그곳을 찾았다.

종영 후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드라마를 찾는 이들이 있다. 유튜브 채널과 OTT 플랫폼에서의 재방영은 물론, 2020년에는 공유와 윤은혜가 실제 촬영지를 다시 찾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며, 팬들의 추억을 다시 끌어올렸다.
홍대 '커피프린스' 카페는 극 중 주인공 최한결(공유)과 고은찬(윤은혜)의 사랑이 싹트던 장소다. 커피 내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교차하던 그곳은 현실에서도 명소가 됐다.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실제로 운영되던 카페는 그 인기만큼이나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다르다. 약 5년 전, 카페는 운영을 종료했고, 이후 긴 시간 동안 손길 없이 방치됐다. 녹슨 철문, 벗겨진 나무 외장재, 무성하게 자란 덩굴이 외벽을 덮고 있었다. 카페는 마치 시간이 멈춰 선 것처럼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가보니…
7월 28일, 기자는 그 자리를 직접 찾았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와우산로 언덕길을 조금 오르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바라본 '커피프린스' 카페는 여전히 그 감성을 머금고 있었다. 드라마 속 장면이 현실과 겹쳐 보였다. 마치 지금도 한결과 은찬이 그 안에서 웃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자 인상은 곧 달라졌다. 쇠문은 붉게 녹슬었고, 창문은 먼지로 가득했다. 벽을 감싼 넝쿨은 어느새 건물을 집어삼킬 듯했고, 떨어져 나간 나무 조각이 계단 아래 흩어져 있었다. 지나가던 누군가는 "귀신 나올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그 말 끝에는 농담보다 더 큰 씁쓸함이 담겨 있었다. 그곳은 한때 수많은 이들이 추억을 쌓던 공간이었다.
그 카페, 지금은 100억짜리 매물
현재 이 건물은 100억 원에 부동산 매물로 등록돼 있다. 대지 367.9㎡(111평), 건물 연면적 224㎡(67평),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외형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안에서 오갔던 이야기들은 이제 닫힌 문 너머에 머물러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소유자가 약 6~7개월 전부터 매각을 고려했고, 매물 등록은 두 달 정도 됐다"고 전했다.

그때 그 감성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카페 건너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드라마 방영 당시 일본이나 대만 관광객들도 자주 찾아왔다. 골목 전체가 북적였고, 상권도 함께 살아났다"며 "지금은 그 시절이 그립다. 누군가가 이 공간을 다시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촬영 당시가 아직도 기억난다. 이곳을 드나드는 배우들 모습에 우리 동네가 특별해진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인근 컴퓨터 수리점 사장도 "가끔 문이 열리긴 했지만, 최근 몇 년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매일 보이는 곳이니까 더 애틋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팬은 조용히 말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나. 내 청춘의 한 시기를 담은 작품이었고, 이 카페는 그 시절 감정을 떠올리게 해주는 상징 같은 존재였다. 사라진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다."
<커피프린스 1호점>은 단지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었다. 2000년대의 청춘과 감성, 사랑과 성장, 꿈과 방황이 모두 담겨 있었다. 그 시대의 온기를 품었던 이 카페는 지금, 녹슨 철문 뒤에 조용히 남아 있다.
■ 명작 속 실제 촬영지, 지금은?
높은 시청률과 관객수를 기록한 명장 속 실제 촬영지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1. <커피프린스 1호점>, 산모퉁이

극 중 주인공의 사촌 형인 최한성(고(故) 이선균)의 집으로 등장하는 장소다. 서교동의 실제 카페 '커피프린스 1호점'과 함께 드라마 방영 이후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카페로 운영 중이다. 창 너머로 펼쳐지는 북악산의 전경이 특히 인상적이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백석동길 153
2. <시그널> <공공의적2>, 쌍대포소금구이

<시그널>에서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이 어린 시절 오므라이스를 먹었던 식당이다. <공공의 적 2>에서는 형사 강철중(설경구)이 소주잔을 기울이던 곳이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연예인들의 싸인과 작품 스틸컷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시그널> 속 오므라이스는 실제 메뉴로도 판매 중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291
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서호 김밥 행궁점

드라마 속에서는 우영우(박은빈)의 아버지 우광호(전배수)가 운영하는 김밥집으로 등장한다. 방영 당시 '카자구루마'라는 일본식 덮밥집으로 김밥은 판매하지 않지만 드라마에 맞춰 간판을 변경해 촬영한 장소다. 지난해 서호 김밥이 들어서며 진짜 김밥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23번길 61
4. <재벌집 막내아들>, 삼거리 식당

이곳은 순양그룹 막내아들로 회귀 전인 순양그룹 비서 윤현우(송중기)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으로 등장했다. 실제 장소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인근에 위치한 삼거리 식당이다. 드라마 배경이 된 1990년대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식당 앞은 드라마 속 장면이 인쇄된 현수막으로 장식돼 있다. 주소 서울시 노원구 중계로2길 81
김지호 인턴기자 womansens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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