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받아친 박지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 했으면 좋겠다”
박지현, SNS에서 “언론 관심 끌려 강성 팬덤 비판하는 것 아냐, 586세대 퇴장 필요 확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시민언론 ‘민들레’ 칼럼에서 자신을 겨눴던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강성 팬덤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박지현과 ‘조금박해’가 민주당과 이재명에 부정적이고 언론이 좋아할 말을 해서 관심을 끌려고 한다는 것은 유시민 작가의 생각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받아쳤다. 이어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비판하는 것”이라며 “당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보장된 당원의 자유이지 이적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금박해’는 20대 국회에서 당내 소신 발언을 주도한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의원을 말한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유시민 작가는 젊은 시절 독재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견과 다른 분들을 이적행위자로 몰고 있다”며 “자신이 싸웠던 독재자와 닮아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도 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자신이 필진으로 있는 ‘민들레’ 기고 칼럼에서 “오늘의 대중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관심이 없다”고 대놓고 비판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정치인의 말은 힘을 가질 수 없다”며 이같이 짚었다. 그러면서 “박지현씨는 그저 언론에서 시끄러운 정치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김동연 경기도지사보다 ‘마이크 파워’가 밀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 과거 라디오 인터뷰를 끌어온 후에는 “예전에는 맞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평가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마이크 파워를 ‘말의 힘 또는 말의 영향력’으로 정의했다.
‘익명의 활동가’에 불과했던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2019년 메신저 텔레그램 ‘N번방’ 실체 추적으로 조주빈 등 검거에 크게 기여한 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 합류로 신진 정치인으로 급격히 떠올라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그때 얻은 ‘마이크 파워’가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유 전 이사장의 주장이었다.
특히 민주당을 겨냥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 비판 기사화는 단지 민주당에 해가 되거나 해가 되기를 바라는 기자들의 마음에서 비롯한 거라고 쐐기까지 박았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을 향한 유 전 이사장의 시선이 담긴 이날 글에는 ‘조금박해’를 향한 감정과 사고방식에 대한 분석 등도 같이 포함됐다.
이에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제 발언이 적을 이롭게 한다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야말로 민주주의적 토론과 설득 과정을 부정하는 반민주적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응수했다. 계속해서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해가 되는 발언을 제가 했다고 하지만, 저는 강성 팬덤과 사이버 렉카, 이들에게 포섭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키고도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같은 질문을 할 것’이라던 김의겸 대변인을 겨냥해서는 “민주당 대변인이 할 말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김의겸 대변인의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혐오를 숙주로 자라는 ‘팬덤정치’는 거짓말을 하고도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서, 유 전 이사장을 향해 “팬덤정치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 전 이사장을 보며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30여년 이상 기득권을 누려온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아름다운 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했다면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유시민 작가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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