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연꽃이 부른다… 서울 사람들 몰래 다녀오는 힐링 여행지

6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아직 연꽃은 피지 않았다. 연못은 잎으로만 고요히 채워져 있고 꽃은 조용히 피어날 타이밍을 기다리는 중이다. 수면 위에 가득한 연잎은 움직임 없이 햇살만 머금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런데도 마음이 먼저 설렌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연잎 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민 연꽃 한 송이, 그 곁을 조용히 스쳐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바람에 살짝 일렁이는 물결까지. 피지 않았어도 이미 마음속엔 피어난 풍경이다.

아직은 기다림의 계절이지만, 머지않아 그 조용한 정원에도 여름이 도착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천천히 준비하는 시간이다. 카메라를 챙기고, 그늘 없는 정원을 걷기 위해 양산이나 모자도 미리 꺼내게 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 물과 꽃이 만나 완성되는 여름의 정원, 경기도 양평군의 ‘세미원’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세미원

“사진 좀 찍는다 하면 무조건 간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에 위치한 ‘세미원’은 팔당호를 삼면으로 끼고 있는 물의 정원이다.

동양의 전통 정원 양식을 바탕으로 조성된 이곳은 약 270종의 수생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름 그대로 ‘물을 보고 마음을 씻는다’는 의미를 그대로 품고 있다.

정약용이 배다리를 놓았다는 옛이야기가 전해지는 이 자리에는 현재 연꽃박물관과 수련온실, 석창원, 상춘원 등 다양한 문화·자연 공간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2019년에는 경기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세미원은 연꽃의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연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 매력은 배가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넓게 펼쳐진 연못마다 각기 다른 품종의 연꽃들이 피어나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또 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걷기 좋은 길, 사진 찍기 좋은 구도, 잠시 멈춰 서 있기 좋은 고요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다만 그늘이 거의 없어 해가 높이 뜨는 시간엔 모자나 양산이 꼭 필요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7,000원이며, 어린이, 청소년, 경로 우대 및 일부 감면 대상자에 한해 4,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5세 이하, 국가유공자, 일부 장애인 등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자세한 감면 기준은 세미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휠체어 대여는 판매점에서 가능하며, 신분증을 보관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도보 700m 거리로, 청량리·강변·잠실역 등 주요 지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세미원 입구까지 닿을 수 있다.

정원 입구까지 100~600m 이내 도보만 걸으면 되기에 차량이 없어도 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이용객에게도 편리하다.

세미원은 단순한 식물원이 아니다. 정원의 구조와 식물의 배치, 문화공간으로의 확장성까지 함께 어우러진 여행지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 ‘세미원’ 연꽃)

무엇보다 여름이 시작되는 문턱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이 정원을 가장 자연스럽고도 강렬하게 빛내주는 존재다. 연꽃이 막 피기 시작할 6월 말,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연못길을 걷고 싶다면 세미원만큼 확실한 선택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