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개 건설사 폐업 중...대형사도 무너진다, 건설업 생존 비상

한국 건설산업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신동아건설, 삼부건설, 안강 등 중견 건설사 4곳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일반건설업체 102곳이 폐업했다. 도장, 방수 등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지난 2개월간 폐업한 건설회사는 총 601곳에 달하며, 이는 하루 평균 10개 업체가 문을 닫는 셈이다.

악화되는 건설경기 지표

한국 건설산업은 2024년 실질 기준 1.9%, 2025년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계정보서비스(KOSIS)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발급된 건축허가 총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으며, 건축허가 총 연면적은 10.3% 감소했다. 특히 주거용 건물 허가는 17.9%, 상업용 건물 허가는 10.9%, 산업용 건물 허가는 4.6% 각각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2.7% 감소하여 GDP를 0.4%p 하락시켰으며, 한국은행은 올해도 건설투자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건설투자는 1.4% 감소했으며, 올해는 2.1%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침체의 주요 원인

건설산업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비용 상승이 지목된다. 2022년 말부터 시작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비용이 급증했다. 2024년 11월 건설비용지수는 130.26으로, 2020년 11월 대비 29% 증가했다.

또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미분양 주택 총수는 617,904호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특히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 6개 광역시에는 21,480호의 미분양 주택이 있으며, 인천의 경우 장기 평균치의 2.3배에 달한다.

정부의 규제 강화도 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상환 부담이 증가하면서 주택 수요와 거래가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월간 아파트 판매는 2024년 7월 9,518건에서 11월 3,773건으로 급감했으며, 전국 주택거래는 10월에서 11월 사이 13.2% 감소했다.

고용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

건설산업 침체는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9월 국내 건설업 종사자 수는 2,057,000명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고용 감소율이 4% 범위에 도달한 것이다. 건설 근로자 수는 약 160,000명 감소했으며, 이는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기간제 근로자는 전년 대비 22.2% 감소했으며,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3.5%에서 13.4%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산업경제연구원(KIET)의 1월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투자 5조 원 증가는 건설업에서 58%, 관련 산업에서 42%의 고용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건설업에서 사용되는 철강, 시멘트, 기계 등의 자재는 관련 산업에서 최대 5.58조 원의 생산을 촉진할 수 있어 경제적 중요성이 크다.

기업 도산과 시장 불안

건설사 폐업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 641개 회사가 폐업을 신청했으며, 2025년 1월에만 332개 회사가 추가로 보고되었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신규 등록된 일반건설업체는 375개로, 전년 동기 대비 59.37% 감소했다.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149개 건설사가 파산을 신청했으며,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파산을 신고한 건설사 수는 전년 동기 13개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건설도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서울 잠원동 본사 등 1조 원(6억8925만 달러) 이상의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단기적 어려움과 장기적 성장 가능성

단기적으로는 건설산업의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2.1% 감소한 295.3조 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434개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8.4로, 이전 62.2에서 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지수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도 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한국 건설산업은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재생에너지, 교통 인프라, 반도체 산업 투자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노력과 함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1.6%, 2038년까지 32.9%로 확대하는 계획이 산업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과 산업 대응

정부는 건설시장 침체 해소를 위해 '지역 건설시장 보완 계획'을 도입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26조 원(198억 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으며, 이는 관련 부문의 건설 활동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까지 143GW의 해상풍력 용량을 개발하는 계획도 건설 및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건설산업은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나, 인구 감소와 인프라 부족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산업 위기의 시사점

한국 건설산업의 침체는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건설사 도산과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은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회복은 단순히 해당 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제 전체의 회복과 직결된다.

정부의 지원책과 함께 건설산업 자체의 구조조정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생에너지, 친환경 건축 등 미래 지향적 분야로의 전환과 함께, 비용 효율성 제고와 재무 건전성 강화가 요구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건설산업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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