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년 전 심은 나무, 9·11 테러 살아남은 나무…40년 만에 선정한 뉴욕의 ‘위대한 나무’
“이 나무가 ‘위대한 나무(Great Trees)’에 선정됐다고요? 와우! 축하해, 친구!” 지난 9일 오후 미국 뉴욕 5번 애비뉴와 26번 교차로에 있는 메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산책하던 숀 텔러씨가 옆에 선 나무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이 공원엔 지름이 약 1.47m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벤치 옆에 푸른 나뭇잎을 뽐내며 서 있다. 전날 뉴욕시로부터 ‘위대한 나무’ 인증을 받았다. 뉴욕시는 “공원이 1837년 생겼고 이 나무는 1851년쯤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래 10그루가 있었는데 현재는 두 그루만 남았다. 이 나무는 유독 아름드리 큰 둘레와 무성한 가지로 공원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시가 1985년 이후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위대한 나무’ 120그루를 선정해서 공개했다. 뉴욕시에는 700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역사·문화적 중요성, 희귀한 품종, 키와 둘레, 가지와 잎사귀의 건강함 등을 따져 상위 0.0015%에 해당하는 위대한 나무를 뽑았다는 것이다. 1985년 선정된 113그루 중 59그루가 남았고 이번에 새로운 나무를 추가로 선정됐다. 뉴욕시는 “도시는 계속 변화해도 오랜 기간 우뚝 서서 이웃과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는 나무를 기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시의 다양한 나무와 그 규모를 보여주는 한편, 나무가 대기 오염을 제거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또 한번 강조하려는 목적도 있다.
존재 자체가 상징인 나무도 적지 않다. 가령 2001년 9·11 사태가 벌어졌던 세계무역센터 현장에 있었던 배나무는 당시 건물 파편으로 크게 상처를 입고 양묘장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010년 12월에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별명도 ‘생존자 나무’다. 뉴욕시는 “사고 당시 2.4m였던 나무가 지금은 9m 이상으로 자랐다”면서 “뉴욕의 회복력을 상징한다”고 했다.
뉴욕시는 매일 어느 지역에 있는 어떤 나무에 어떤 특별 보호 활동을 했는지를 뉴욕시 사이트에 공개한다. 뉴욕시 관계자는 “뉴욕시에서 나무는 곧 우리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문화·역사 구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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