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견 정보요원 신상도 털렸을 가능성… 北 해킹 여부 조사
외교관 2500명 등 이름-직책 담겨
본부 서버와 별도운용… 점검 빠져
보안SW 제조사도 몰랐던 약점 노려… “北 해커 조직 수법과 유사” 분석


해당 시스템에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외교관 2500여 명과 해외공관에 파견 중인 현직 정부 부처 주재관 350여 명의 이름과 직책 등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과거 교육시스템을 이용한 적 있는 전직 외교관과 주재관의 개인정보도 함께 탈취되면서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해킹 과정에서 해외에 주재관 신분으로 파견된 정보기관 요원들의 개인정보가 탈취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에 해킹당한 교육시스템 서버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인 외교부 본부 안에 있었지만 외교부의 정기 보안점검 대상에선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버가 10개월여 동안 해킹당한 상태였는데도 국정원이 피해를 통보하기 전까지 몰랐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서버는 본부에 있는 다른 서버와는 별도로 운용됐기에 해킹 피해가 외교부 본부 내 다른 서버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국립외교원이 과거 온라인교육시스템을 이용했지만 퇴직한 외교관이나 해외 파견 후 원부처로 복귀한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를 주기적으로 삭제하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운 이유로 지적된다. 해외공관에 근무 중인 외교관과 정부 부처 주재관들의 신상이 대거 유출된 것을 두고 정부 일각에서는 “파견 인원 교체를 검토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유출된 정보에 외교관과 주재관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식별정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당시에 인지하지 못했던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해 접속한 후 정상적인 권한을 이용했기 때문에 일반적 방법으로는 탐지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보안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몰랐던 약점이 뚫린 것이기에 피해를 몰랐고 보안 업데이트도 못 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2월 국정원으로부터 해킹 피해를 통보받은 후에야 피해 사실을 알고 서버에 대한 외부 접속을 차단했다고 한다.

북한은 정찰정보총국 산하에 ‘라자루스’ ‘킴수키’ ‘안다리엘’ 등 해킹단체를 두고 한국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겨냥한 정보 및 자산 탈취를 노린 해킹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라자루스는 2021년 1월∼2023년 2월 한국 대법원 전산망을 해킹해 1014기가바이트(GB) 규모의 문서 5171건을 탈취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진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해킹 등 사이버 경쟁이 전방위로 격화하는 흐름 속에서 정부가 고도화된 추적 및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민관을 아우르는 방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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