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가 불법을 택했다?” 메타플랜트 驚단속 뒤에 숨은 충격적 이유

“투자는 환영, 사람은 금지?” 메타플랜트 사태가 폭로한 한·미 불편한 진실

2025년 9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이 글로벌 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단속 과정에서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채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수백 명이 체포됐고, 그 중 상당수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 소속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통상적인 단속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두 가지 점에서 큰 의문을 남긴다. 먼저, 글로벌 대기업인 현대차와 LG가 왜 미국 이민법을 위반하며 인력을 파견했느냐는 점이다. 이들이 미국 법률을 몰랐을 리는 없다. 그럼에도 협력사 직원들이 단기 비자인 B1이나 이스타(Esta)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입국해 근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더 충격적인 것은 미국 정부가 이 같은 관행을 수년간 알고도 사실상 묵인해왔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수십 년 전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인력을 파견해 왔고, 미국 연방정부나 주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편의를 봐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단속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일은 하지 마세요”…노동 금지된 비자로 일한 셈

핵심은 비자 종류다. 미국 비자는 크게 이민 비자와 비이민 비자로 나뉘며, 이번 사태는 후자에 해당된다. 특히 문제가 된 B1 비자와 비자 면제 프로그램 이스타(Esta)는 회의나 출장, 계약 협상 등 단순 상용 목적에 한해 체류가 허용된다. 미국 내 ‘노동’은 명백히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비자를 사용해야 했을까? 이론적으로는 노동이 가능한 L1(주재원), E2(투자 기업 직원), H1B(전문직) 비자 등이 적합하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 비자의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거나 발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L1은 최근 3년 중 1년 이상 해외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하고, E2는 단순 인력이 아닌 핵심 인력임을 입증해야 한다. H1B는 학사 이상 학위 보유자만 지원 가능하며, 연간 8만5천 개의 쿼터 안에 랜덤 추첨으로 선발되는 구조다. 당장 필요한 현장 인력을 이 비자들로 보낸다는 건 기업 입장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미국도 알고 있었다…“투자엔 열려 있고, 노동자엔 닫혀 있다”

현실적 대안이 막히자 기업들은 단기 비자를 활용해 편법적으로 인력을 파견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 관행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투자 유치를 이유로 눈감아온 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불법 이민 단속 강화 기조에 따라 이런 묵인도 끝이 났다.

이처럼 ‘투자는 환영하지만, 인력은 불허’하는 미국의 정책은 한국 기업들에 외통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메타플랜트처럼 대규모 공장을 짓는 경우, 공사 기간은 곧 비용이기 때문에 공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력 확보가 핵심이다. 미국은 오랜 기간 제조업 공백으로 인해 숙련 기술자를 자국 내에서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미 협력에 균열 우려”…전문직 비자 필요성 커져

문제는 한국만이 겪고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과거부터 한국인 전용 기술인력 비자 신설을 미국에 요청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E3 비자다. 이 비자는 미국이 FTA 체결국에 한해 고급 인력에 발급하는 전문직 비자로, 호주 등 일부 국가에는 이미 연간 1만 개 이상이 배정된다.

현재까지 한국은 해당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편법적 인력 운용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일부 의원들이 한국인을 위한 전문직 비자 법안을 지속 발의하고 있지만,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단속 아닌 제도 개선이 먼저

이번 사태는 단순한 비자 위반 사건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 내 제조업 복원 정책의 충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을 지으라면서 사람은 보내지 말라”는 이중 잣대에 봉착한 셈이다.

이제는 편법을 단속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적 해법이 시급하다. 한국인 전문직 비자 도입과 같은 합리적 방안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인력을 파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만 양국 간 경제 협력도 지속 가능한 기반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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