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가전·99원 생리대”… 대형마트·편의점은 초저가 경쟁중

김동욱 기자 2026. 3. 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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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소비 위축 속 ‘생필품 가격’ 승부수
PB·대량소싱으로 제품 생존 경쟁 격화
5k프라이스 통합매장 전경.(이마트 제공)

고물가 장기화와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가 초저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순 할인 수준을 넘어 ‘생필품 가격 자체’를 낮추는 전략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가격 전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먼저 이마트는 초저가 PB(자체브랜드) ‘5K PRICE’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19일 ‘5K PRICE’ 상품 127종을 추가 출시하며, 전체 상품 수를 353종으로 늘렸다. 출시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5k프라이스 통합매장 전경.(이마트 제공)

기존 가공식품 중심이던 구성도 주방·청소용품은 물론 소형가전까지 확장됐다. 4,980원짜리 드라이어·스팀다리미·체지방계 등 ‘5천원 미만 가전’과 함께 9,980원대 유선청소기, 달걀찜기 등 초가성비 상품도 잇따라 선보인다. 식품 역시 980원 단백질 쉐이크, 1,980원 감자튀김 등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제품군이 확대됐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5K PRICE’는 현재까지 약 2,000만 개 가까이 판매되며 ‘국민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는 통합 매입과 글로벌 소싱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소용량 상품 중심으로 1~2인 가구 수요를 공략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강서점에 진열된 초저가 ‘샐리의법칙 니즈원 생리대’와 ‘잇츠미 퓨어 생리대’. 가격은 중형 기준 개당 98~99원 수준이며, 100% 국내에서 생산됐다.(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도 초저가 전략에 가세했다. 지난달 출시한 ‘99원 생리대’는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개당 98.6원 수준의 중형 제품은 물론, 대형 제품도 빠르게 판매되며 현재 추가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후속으로 ‘잇츠미 퓨어 생리대’를 선보이며 초저가 위생용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해당 제품은 협력사와 공동 기획한 제조사 브랜드(NB) 상품으로, 가격을 낮추는 대신 이익을 최소화해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CU의 득템시리즈는 지난 2021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초저가 PB 상품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며, 출시 약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넘어섰다.(CU 제공)

편의점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CU의 초저가 PB ‘득템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다. 즉석밥, 계란, 두부 등 필수 먹거리 중심으로 구성된 이 상품군은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추며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득템시리즈는 최근 몇 년간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CU의 핵심 상품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CU는 유통 구조 효율화와 중소 협력사 협업을 통해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고, 초저가 PB 확대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앞다퉈 초저가 경쟁에 나서는 배경에는 ‘소비 패턴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적 소비를 강화하는 대신, 식료품과 생필품에서는 가격 민감도를 극도로 높이고 있다.

특히 생활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체감 물가 부담이 커졌고,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고객 유입을 위해 ‘확실한 가격 메리트’를 제시할 필요성이 커졌다. 과거처럼 브랜드나 품질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 커머스와의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즉시 구매 가능한 초저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결국 초저가 PB 확대는 단순한 할인 전략이 아니라,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집객 장치’이자 장기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고객이 오지 않는 구조”라며 “초저가 상품은 마진보다는 고객 유입과 체류를 늘리기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