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 영원무역 그룹
성기학 회장 명예 시민권
재계 연봉 4위 ‘성래은’
베트남 등 여러 신흥국에서는 삼성이 ‘국민 기업’으로 통하지만,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 이는 방글라데시다. 방글라데시에서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곳은 다름 아닌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브랜드로 유명한 영원무역 그룹이다.
방글라데시 내에서 삼성보다 더 큰 영향력을 지닌 이 기업은 오랜 시간 현지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79년 당시 수출 산업이 거의 없었던 방글라데시에서 영원무역 그룹은 처음으로 현지에 진출해 의류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영원무역 그룹의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은 처음 방글라데시 땅을 밟았을 때 마주한 열악한 현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기초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본 그는 현지 정부의 절박한 요청과 더불어 방글라데시의 가능성에 투자 결심을 내렸다. 여러 나라가 투자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방글라데시를 선택했으며 이 결정은 이후 현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원무역 그룹은 방글라데시 진출 당시 한국 내 임금과 비교해도 생산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수출 쿼터 제한을 회피하려는 전략적인 이유로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 방글라데시가 정치적 혼란과 불안정한 경영 환경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무역은 정부와 협력해 수출 가공 공단 구축에 힘썼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과의 경제 협력도 강화되면서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격화했으나 토지 소유권 문제로 사업 진행은 수년간 지연됐다.
2011년부터 공장 건설이 진행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 들어 현지 정부가 토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원무역 그룹은 방글라데시 내 친환경 공단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KEPZ(Korea Export Processing Zone)는 환경을 고려한 최초의 산업단지로 자리 잡았으며, 3만 5,0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대규모 단지로 발전했다. 이곳은 우수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력을 자체 공급하고 있으며 섬유 패션 대학 설립을 통해 추가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성기학 회장은 올해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명예 시민권을 받으며 현지 사회와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이 명예를 직원들과 함께 나누며 외국인 신분을 넘어 방글라데시 국민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섬유산업의 발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국내 섬유 산업이 한때 위축된 점을 안타까워하면서 앞으로 K패션과 섬유 분야가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뜻을 밝혔다.
한편, 영원무역 그룹 2세 경영자 성래은 부회장은 올해 17세인 딸에게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며 회사 지분 일부를 증여했다. 딸 구서진 씨는 최근 그룹 내 핵심 회사인 YMSA의 특수 관계인으로 공식 등재되어 3세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성 부회장은 YMSA 최대 주주이자 영원무역홀딩스의 상근 부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지분 과반을 승계받아 경영권을 확고히 했다.
성 부회장이 보유한 유한회사 래이앤코 역시 딸에게 지분 일부를 이전하며 경영 승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래이앤코는 광고 및 행사 대행업을 주력으로 하며 최근 펫 의류 브랜드를 론칭해 반려동물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근 2년 사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성 부회장의 연봉도 주목받는다. 그는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에서 각각 6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며 YMSA 대표이사로서도 별도 보수를 받고 있다.

총연봉은 150억 원에 달하며 국내 재벌 총수 중 연봉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전년 대비 연봉이 50% 이상 급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창업주 성기학 회장 역시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으며 약 27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영원무역 그룹은 오랜 기간 방글라데시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에 앞장서면서 국내외 섬유산업의 미래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창업주 세대에서부터 2·3세에 이르는 경영 승계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 친환경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다양한 사회적 기여를 실천하는 모습은 이 그룹이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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