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경기] 배낭 메고 해외 자유여행 못 가란 법 있나?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던 A씨(수원시 거주, 남, 67세)는 나이 예순이 되니 일터에서 퇴직하게 되었다. 그는 퇴직 전에 일, 건강, 취미, 봉사를 위한 은퇴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다. 건강과 취미로 평소 산을 좋아 하고 걷기를 좋아하니 꾸준히 산에 오르고 걷는 것을 생활화 했다.
등산과 걷기는 재능이 없어도 부담 없고, 은퇴 후에 닥쳐온 팬데믹의 상황에서 혼자서도 가능하고, 그의 스타일에 딱 맞는 취미가 되었다. 경기옛길을 걸었고, 100대 명산에 오르고, 남파랑길을 완주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800km 걷기를 완주하고 돌아왔다.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은 고교 동창 B씨(남, 67세)와 함께 걸었다. 그들은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모두 소통이 되지 않는다. 해외여행은 패키지로만 다녔지 자유여행은 처음인 사람들이다. 비행기·기차·버스 이동수단 예약, 숙박 예약, 먹을거리 주문 등에 번역 앱을 썼다.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럼에도 그들은 프랑스길 걷기를 마치고, 포르투갈 포르투와 리스본, 스페인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누볐다. 시니어로서 느리지만 신중하게 지혜를 발휘하여 번역 앱, 각종 예약 앱을 가동하여 배낭 메고 50일 동안을 이베리아반도에 머물렀다.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을 걷는 힘든 여정을 견디며, 현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함께 걷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알베르게라는 숙소에서 공동생활을 하였다. 걷기를 마치고 산티아고 대성당 서쪽 오브라도이로 광장에 섰을 때 느끼는 감동이 고난의 어려운 여정을 씻어준다. 잘 하였다고 스스로에게 칭찬도 한다.
순례길은 정해진 길을 걸으면 된다지만, 문화관광은 일정을 본인 스스로 정하고 다녀야 하기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니 긴장이 고조된다. 오로지 동창과 둘이서 지혜와 정보를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낯선 곳에서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었으나 물리쳤고, 지하철을 잘 못 타서 늦어 공항에서 뛰기도 하였다. 모든 시스템이 첨단화 되어 시니어들이 무얼 하려면 어렵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첨단이 조금만 배우고 고민하면 시니어들도 얼마든지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시니어도 배낭 메고 해외 자유여행이 가능하다. A씨는 고민한다. 다음은 어디로 어떠한 모험을 위하여 배낭을 멜까?
이병록 시민기자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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