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년,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24. 4. 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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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시사IN〉 사진기자 4명은 1월7일부터 세월호의 기억을 가진 100명을 취재했다.

때마침 '진실의힘 세월호 기록팀'이 쓴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이 도착했다.

세월호, 10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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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시사IN〉 제작을 진두지휘하는 편집국장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우리 시대를 정직하게 기록하려는 편집국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만든 노란 종이배. ⓒ시사IN 이명익

2014년 4월16일. 10년이 지났다. 그날, 멍하니 TV 화면을 보다가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들 그러했으리라.

〈시사IN〉 사진기자 4명은 1월7일부터 세월호의 기억을 가진 100명을 취재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잠수사, 화물차 운전기사, 세월호에 탑승했던 생존자,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을 도운 사람들 등.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을 모았다. 그중 22명의 이야기를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 담았다. 각각의 10년 세월, 그 장면들을 읽다가 몇 번씩 멈추어야 했다. 편집 작업으로 여러 번 읽어야 했는데, 그때마다 그랬다. ‘잊지 않을게’라고 했지만 그들이 10년 동안 겪은 일들, 감내해온 아픔 등 모르는 게 많았다.

때마침 ‘진실의힘 세월호 기록팀’이 쓴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이 도착했다. 880쪽짜리 책이다. 10년 동안 쌓인 거의 모든 자료를 검토하며, 길이 145.6m, 높이 14m, 무게 6825t에 달하는 여객선이 불과 101분 만에 침몰하게 된 과정을 분석했다.

선원들은 세월호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라고 불렀다.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18년 이상 운항한 나미노우에호를 구입해 불법으로 증개축했다. 증개축이 반복되면서 ‘승인이 되지 않은 도면’으로 증개축이 이어졌다. 증개축으로 배의 무게가 239t 늘었고, 배가 기울었을 때 평형상태로 되돌아오려는 복원력은 낮아졌다. 한국선급이 승인한 최대 화물 적재량은 1077t인데, 그날 배에는 화물 2214t이 실려 있었다(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윤을 위한 과적은 상습적이었다. 부실하게 고박한 화물이 쏠리면서 복원성이 상실되었다. 배 한 구역이 침수되더라도 다른 구역은 침수되지 않도록 수밀문·맨홀을 닫고 운행했어야 하는데 세월호 지하층의 수밀문·맨홀은 모두 열려 있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이를 방치한 채 배를 떠났다. 시뮬레이션 결과, 닫혀 있었더라면 배는 더 오래 떠 있었을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 지휘부는 현장 출동 책임자에게 사진·영상 송출을 계속 요구했다. 생사의 순간이 허비되었다. 무능하고 무책임했지만 법원은 해경 지휘부를 무죄로 판결했다. 수많은 부주의와 방관이 쌓였고, 배가 침몰했다. 304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날의 아픈 기억이다.

‘이제는 잊자’고 말하지 말자. 세월호, 10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이번 특별호를 만들었다.

차형석 편집국장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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