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프리즘] 韓 제조업 미래는 누가 고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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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제조 혁신에 나섰다고 화웨이 같은 회사가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 곧 나올 것이란 기대는 너무 조급한 (중국의) 바람일 수 있다."
2015년 3월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꺼낸 직후 KOTRA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명문 이공대 출신이 포진한 공산당 수뇌부는 중국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을 첨단 기술의 미래와 엮어 촘촘하게 그렸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곧바로 사람과 돈, 부품을 구할 수 있는 중국만의 제조 인프라에 올라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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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10년 대계 세워 맞대응해야
오상헌 산업부장

“중국이 제조 혁신에 나섰다고 화웨이 같은 회사가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 곧 나올 것이란 기대는 너무 조급한 (중국의) 바람일 수 있다.”
2015년 3월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꺼낸 직후 KOTRA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른 연구기관들의 평가도 대개 비슷했다. 중국은 혁신보다 ‘베끼기’에 능한 만큼 아무리 용을 써도 첨단산업의 판도를 뒤엎는 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금은 다 틀린 얘기가 됐다. 중국은 당시 선정한 10대 산업 중 7개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그중에는 KOTRA가 “너무 조급한 바람”이라고 한 자동차(BYD·전기차 1위)도 들어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작년에 목표의 86%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애초 설계부터 달랐다. 명문 이공대 출신이 포진한 공산당 수뇌부는 중국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을 첨단 기술의 미래와 엮어 촘촘하게 그렸다. ‘월간 12인치 웨이퍼 생산량 100만 장 달성’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뒤 일당독재의 힘을 빌려 강하게 밀어붙였다.
핵심은 탄탄한 생태계와 확실한 성과보상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야 개별 기업의 흥망성쇠와 무관하게 중국 제조업의 번영이 지속되니까. 그렇게 중국은 자국 기업만으로 전기차·로봇·태양광 등 핵심 산업 생태계를 차례차례 완성했고, ‘공대 열풍’을 일으켜 가장 똑똑한 인재들의 기업행(行)을 부추겼다. 그러고는 ‘9·9·6’(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과 막대한 보조금으로 미국과 유럽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기술 축적의 시간’을 건너뛰었다.
이 모든 변화가 낳은 결과물이 ‘중국 스피드’다. 2022년 6월 창업한 하이토크로보틱스는 창업 1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했고, 2021년 5월 문을 연 티캡테크는 불과 2년5개월 만에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하늘로 띄웠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곧바로 사람과 돈, 부품을 구할 수 있는 중국만의 제조 인프라에 올라탄 덕분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유망 스타트업이 매년 1200개씩 태어난다.
한국은 어떤가. 중국 제조 2025가 나온 2015년 3월, 우리도 중장기 산업정책이란 걸 내놨다. 이름하여 ‘19대 미래성장동력’. 결과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다. 유망하다는 산업을 죄다 긁어모았지만 디테일한 육성 계획도, 실행할 힘도 부족했다. 얽히고설킨 규제에 ‘스마트 자동차 강국 도약’ 구호가 무덤에 들어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사이 의대 열풍은 더 거세졌고, 주 52시간제와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한국 제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법은 계속 추가됐다.
자신감이 붙은 중국은 이제 다음 10년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휴머노이드, 양자컴퓨팅 등 16개 첨단산업에 올인해 2035년께 미국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AI(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반도체(화웨이·SMIC·캠브리콘) 등 자국 최강기업끼리 팀을 꾸려 특허를 공유토록 했다. 참여 기업에 연구개발 비용의 175%를 공제해주는 파격적인 ‘당근’도 줬다. 이른바 ‘국가 기술주의’다. 중국 정부가 아니면 이런 설계도가 나올 수 없다.
‘중국 제조 2035’를 통해 중국이 한 번 더 점프하면, 10년 뒤 살아남을 우리 기업은 과연 얼마나 될까. 더 늦기 전에 산업, 교육, 노동, 자본시장을 아우르는 한국 제조업 부활 10년 대계를 세워야 한다. 정치인이든 관료든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한국 제조 2035’를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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