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24년 강제입소 피해자, 국가 상대 피해 소송제기

김규현 기자 2024. 12. 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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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아깝습니다. 사과받고 싶습니다."

10일 오후 대구지법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피해자 전봉수(60)씨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국가의 책임 방기 아래 대구시립희망원에서 24년간 원치 않는 강제 노동과 독방 수용, 각종 인권침해를 일상적으로 당했다. 대한민국은 전씨의 잃어버린 삶과 고통받고 있는 마음을 금전적으로나마 위로할 책임이 있고 이를 사과해야 마땅하기에 이번 소송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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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희망원 피해자 전봉수(60)씨가 10일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규현 기자

“청춘이 아깝습니다. 사과받고 싶습니다.”

10일 오후 대구지법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피해자 전봉수(60)씨가 이렇게 말했다. 전씨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적장애가 있는 그는 34살이던 지난 1998년 11월 누나와 함께 충남 천안역에 놀러 갔다가 ‘국밥을 사주겠다’는 말에 누군가를 따라간 뒤 납치됐다. 창문에 쇠창살이 설치된 봉고차에 태워져 정신을 잃었는데, 눈 떠보니 대구시립희망원이었다. 그는 가족의 이름과 사는 동네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도, 입소 당시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고 한다.

전씨 가족들은 충남 근처의 사회복지시설을 수소문하며 그를 찾아다녔다. 이어 가족들은 충남 천안에서 전씨를 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2017년 전씨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도망쳐 충남 천안에 있는 친형의 집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해 다시 시설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그가 대구시립희망원에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전씨가 가족을 찾은 것은 2022년,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주택에 입주하면서다. 그해 11월 전씨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침해 사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에서 고향 마을, 부모와 형제의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본 장애인지역공동체 담당자가 전씨와 함께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제적등본을 뗀 뒤 경찰에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민원을 신청했다. 전씨의 가족의 실종 신고를 확인한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전씨의 가족을 찾아 주었다. 가족들과 생이별한 지 24년 만이다.

전씨의 대구시립희망원 신상기록카드를 보면, 입소를 의뢰한 곳은 ‘대구시장’이라고 적혀있다. 전씨는 이날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씨의 법률대리인 강수영 변호사는 “원고의 잃어버린 젊은 날에 관한 소송이다. 전씨는 천안에 살던 사람으로 가족과 함께 지내던 연고가 분명한 사람임에도 대구까지 납치됐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족들이 애타게 실종 신고를 하며 찾고 있는데 연고자를 찾아줄 임무까지 모두 대한민국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국가의 책임 방기 아래 대구시립희망원에서 24년간 원치 않는 강제 노동과 독방 수용, 각종 인권침해를 일상적으로 당했다. 대한민국은 전씨의 잃어버린 삶과 고통받고 있는 마음을 금전적으로나마 위로할 책임이 있고 이를 사과해야 마땅하기에 이번 소송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9월 대구시립희망원을 포함한 전국 4곳의 시설에 대해 불법적 단속 및 강제수용, 감금·폭행·강제노역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었음을 발표하고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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