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 하면 '헉헉' 호흡곤란…"이 검사 꼭해라" 심장의 경고

정심교 기자 2025. 8. 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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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비후성 심근병증 바로 알기
故 임수혁의 발인식이 9일 오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 친지 및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지난 2000년 4월 18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경기 도중 2루타를 치고 1루에서 2루로 뛰던 중 갑자기 의식불명을 일으키며 쓰러져 10년간 병상에 누워있던 임수혁(전 롯데 자이언츠)은 지난 7일 새벽 병세가 악화돼 급히 강동 성심병원으로 급히 옮겨 졌지만 아침 8시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임수혁의 장례는 성남 화장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뒤 경기도 하남시 가족납골당에서 안치돼 영면을 취하게 된다./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사진=지형준

우리나라에 전 국민 대상 국가건강검진이 도입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 등에 한정됐던 국가건강검진 적용대상이 1995년부터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까지 확대하면서 사실상 모든 국민이 무료로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건강검진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전 세계적 유일무이한 제도 덕분에 정해진 시기만 놓치지 않으면 누구나 다양한 질환을 일찍 발견해 예방·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건강검진에는 모든 검사가 포함되는 게 아니므로 개인의 건강 상태나 가족력, 환경적 요소 등을 고려해 검사 항목을 따로 신청하는 게 현명하다.

특히 요즘처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는 시기엔 온열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부담까지 커지므로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무더위로 바깥 온도가 높아지면 체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 혈관이 확장하는데, 이를 위해 맥박이 빨라지고 심박출량이 증가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심장 질환은 일반적인 건강검진 항목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워,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개인 상태에 따라 추가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심장 검진에서 대표적으로 시행되는 검사는 '심전도 검사'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팔목·발목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부정맥·심근경색 위험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10초 동안의 심장 전기 신호만 기록한다. 이 때문에 '일시적' 증상은 발견하지 못할 수 있으며, 심장 근육의 두께·구조적 변화까지 정확히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심장 근육의 두께나 구조적 이상과 관련된 심장 질환을 보다 정확히 진단하려면 '심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심초음파 검사는 초음파를 이용해 심장 크기·기능, 심장 근육 두께 등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검사 시간도 20~30분으로 비교적 짧고, 통증도 없어 일상에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2021년 9월부터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심장 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혹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검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줄었다.

심초음파 검사로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질환으로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져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실신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아예 없거나, 운동이나 격한 신체 활동 시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병이 진행하면 부정맥·심부전 등 각종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지고 심장 돌연사 위험도 있다.

특히 심장 돌연사는 10~35세의 아동과 젊은 성인에게서 운동 중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2010년 사망한 롯데 자이언츠 임수혁 선수는 사망 10년 전인 2000년 프로야구 경기 도중 1루에서 2루로 이동했다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식물인간으로 지냈다. 그의 사망원인 역시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추정된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흔한 유전성 심장 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에게라도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경우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다.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선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직계가족이면 심전도, 2D 심장 초음파 검사를 권장한다. 또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병원성이 있거나 병원성이 높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 직계가족의 유전자 검사도 권고된다.

건강한 심장(왼쪽)과 근육이 두꺼워진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오른쪽). /그림=서울아산병원


검사를 통해 비후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으면 증상의 유무와 좌심실 유출로 폐쇄 정도 등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최근엔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질환의 병태생리를 표적해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인 '마바캄텐(제품명: 캄지오스)'이 등장하며 근본 치료를 목표로 하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증상성 폐색성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제로 건강보험까지 적용되면서 치료 접근성도 좋아졌다.

증상성 폐색성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임상연구(EXPLORER-HCM)에 따르면, 마바캄텐은 1차 평가변수인 증상의 정도(NYHA 등급)와 운동 능력(pVO2)을 모두 고려한 복합 평가변수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 3년 이상의 장기 치료에서도 이런 효과·안전성을 유지했다.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좌심실 유출로 압력 차를 유의하게 줄였고, 환자 58.1%에서 증상 정도가 한 단계 이상 호전됐다.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박재형 교수는 "비후성 심근병증은 가족 중 환자가 있으면 발생 확률이 높은 유전성 질환"이라며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질환이 발병되는 건 아니지만 환자마다 증상 발현 시기·양상이 다르고, 격한 운동할 때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 스스로 질환을 알아채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가족력이 있거나 호흡곤란·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건강검진에 심장 초음파 검사를 추가해 심장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재형 교수는 "최근엔 질환의 병태생리에 직접 작용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까지 등장하며 치료 효과가 입증된 만큼, 이 병을 일찍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환자 삶의 질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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