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터치' 비트코인, 다시 100만원?…유일한 폭락 시나리오 [부꾸미]

김사무엘 기자, 김윤하 PD 2024. 10. 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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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민 작가①


'비트코인 전도사'로 잘 알려진 오태민 작가 겸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는 10년 전인 2014년 비트코인을 처음 발견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면서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BTC(비트코인) 당 50만원 안팎이었는데 그는 비트코인이 1억원 이상 갈 거라고 주장했다. 올해 3월 1억원을 돌파하면서 그의 주장은 약 10년만에 현실이 됐다.

그는 여전히 비트코인은 상방이 열려있는 자산이라고 본다. 아직도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이 많지만 이는 대부분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자산이 그렇듯 비트코인 역시 상당한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오태민 작가가 생각하는 비트코인의 미래와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 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10년 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하신 걸로 유명한데요. 비트코인의 어떤 점에 주목하신 건가요?
▶오태민 작가 : 10년 전 비트코인은 아주 소수만 알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외신에서 안 좋은 뉴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알게 됐죠. 마운트곡스라는 코인거래소가 해킹을 당하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필자가 썼던 비트코인 백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일단 문장에 굉장히 좋았고요. 자신이 무엇에 대해 쓰는 지 정확히 알고 쓰는 게 분명한 그런 힘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계속 공부를 하면서 느낀 건 이게 정말 새로운 기술이고 새로운 현상이어서 조만간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겠단 거였어요.

Q.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까지 갈 거라고 보셨나요?
▶제가 비트코인을 처음 사기 시작했을때 가격이 1BTC 당 50만원 정도였어요. 당시에 어느 대학교에서 비트코인 관련 특강을 하게 됐는데 '앞으로 비트코인 1억까지 갈거니 지금 사두세요'라고 얘기했다가 비웃음만 샀죠. 원래는 더 부르고 싶었는데 좀 살살 부른게 1억원이었어요. 저는 비트코인이 1억원 이상 갈 것이란 확신이 있었고 제가 아내 모르게 쓸 수 있는 돈으로 비트코인을 꽤 많이 샀습니다.

Q.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다 혹은 거품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이 그거예요. 비트코인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을까? 혹은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 강제로 없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되면 깨달음에 도달하게 돼요. 비트코인은 그 누구도 없앨 수 없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이라고 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모두 힘을 합쳐도 없앨 수 없어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충분히 전 세계로 퍼져있는 탈중앙화 형태여야 가능한 겁니다. 비트코인은 이미 성숙했기 때문에 전 세계에 비트코인하고 똑같은 장부가 1만개 이상이 있고 그걸 정확히 누가 갖고 있는지 몰라요. 정부나 누군가가 비트코인 장부를 다 없앤다고 해도 단 하나의 장부만 남아있어도 비트코인은 다시 부활합니다.

Q. 비트코인보다 더 뛰어난 기술의 코인이 나오면 대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비트코인은 최초의 블록체인 프로덕트입니다. 이후에 이더리움이나 다른 더 좋은 기술을 사용하는 코인이 나오면 비트코인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비트코인은 비유하자면 제가 모르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계모임을 같이 하는 겁니다. 우리가 아는 계모임은 잘 돌아가더라도 누군가 곗돈을 갖고 도망가면 그 계는 깨져요. 그런데 비트코인은 어떤 기술적 장치로 인해 절대로 그 계가 깨지지 않습니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요한 건 계원들이 얼마나 단단하게 뭉쳐있느냐 하는 것이지 기술력은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Q.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자들이 떠나면서 블록체인을 유지할 수 없을 거란 주장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거치면서 채굴량이 점점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20~30년 후에는 채굴이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까지 채굴량이 줄어들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때가 오더라도 채굴할 사람이 있고요. 이들은 거래 수수료 때문에 채굴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거래 수수료가 미미하지만 그때는 거래 수수료 만으로 채굴을 해도 될만큼 충분히 가격이 오른다는 전제가 있다면 채굴은 계속 되겠죠.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채굴자들이 떠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남아있는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맞게 돼 있어요.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기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비트코인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분이 사라지면서 자기 혼자 채굴했다고 여겨지는 110만개의 비트코인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비트코인에는 소각이라는 훌륭한 시스템이 있는데 사토시는 아직 소각을 하지 않고 있어요. 이건 언젠가 자신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을 다시 시장에 내놓기 위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에는 사토시가 갖고 사라진 110만개가 언제 시장에 나올지 모르는 그런 공포가 있습니다. 올해 3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마운트곡스 물량이 14만개에요. 110만개가 한꺼번에 시장에 다 나온다면 더 큰 충격을 받겠죠.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이 너무 신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헤맬 수 있습니다. 이 물량이 한꺼번에 나온다고 생각하는 건 좀 비현실적이고 조금씩 나눠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김윤하 PD ekel15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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