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명제이지만, 이 어려운 골프를 어떻게 더 잘 칠 것이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습니다. 요즘 저는 심리 혹은 정신적 차원에서 이런 의견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사실 아마추어 골퍼 입장에서 이상적인 스윙을 하면서 실력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골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보면, 하나의 Tip만으로 모든 게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혹은 새로운 장비 교체 만으로 갑자기 슬라이스가 없어진다는 희망을 가질 때도 있죠.
하지만, 이런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골퍼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죠. "골프채가 문제겠어? 내가 문제지"와 같은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골퍼는 사실 실제 스윙을 담당하는 몸과 이를 컨트롤하는 정신으로 나눠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문제이지만, 실제 물리적인 연습시간 보다 상상을 주로 하며 골프를 치는 골퍼들에게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연습장에서는 프로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던 몸이, 왜 필드 공 앞에만 서면 돌덩이처럼 굳어버리는 걸까요?
많은 골퍼가 이 증상을 연습 부족이나 나쁜 리듬 탓으로 돌리며 다시 연습장으로 향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골퍼들의 근육이나 기술 문제만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머릿속에 너무 많은 창이 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골프는 '멀티 태스킹'이 잘 되지 않는다
요즘 스마트폰은 참 똑똑합니다. 수십 개의 앱을 띄워놓아도 예전처럼 아예 멈춰버리는 일은 드뭅니다. 하지만 기계가 좋아졌다고 우리가 모든 일을 동시에 완벽히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드 위에서 우리 뇌는 멈춰버리기보다 너무 많은 데이터에 정신을 팔려 정작 중요한 스윙에 올인하지 못합니다. 거리를 측정하고 바람을 읽고 지난 홀의 실수를 복기하며 어드레스에 들어갑니다. 잘 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실수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는 거죠.
많은 골퍼들이 공 앞에 서서 끝까지 집중해라고 되뇝니다. 근데 정작 그 집중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예를 들어, 핀 위치 생각 10%, 클럽 맞나 고민 20%, 스윙 궤도 40%, OB 걱정 30%. 대충 이렇게 쪼개져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스윙을 한다는 것입니다. 뇌의 처리 속도는 빠르겠지만 이를 실행하는 관점에서는 과부하가 걸립니다. 정작 임팩트 순간에 쏟아부어야 할 집중력 중 아주 일부만이 실제 스윙에 쓰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휘두르긴 하는데 어딘가 힘이 빠진 샷이 나옵니다. 나사 하나 빠진 느낌이랄까요. 공을 때리는 순간에도 우리 뇌는 다음 동작 계산하고 결과 미리 걱정하느라 바쁩니다.
백그라운드 앱을 강제로 종료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어드레스 들어가는 순간 스윙 말고 다른 생각은 다 끄는 겁니다. 이때 자신만의 종료 스위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스윙 시작을 위한 트리거 동작이 있듯, 반대로 생각을 종료시키는 방법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볼 뒤에서 타겟 방향을 바라보고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하나 둘 셋'을 속으로 셉니다. 다른 생각을 없애기 위해 마음속으로 숫자를 외치는 거죠. 바람 걱정도 스코어 계산도 아침에 본 유튜브 팁도 강제 종료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이 방법으로 스코어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적어도 그 찰나의 고민 때문에 어드레스를 다시 풀게 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드레스에서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내 모든 에너지를 하나의 타겟에만 쏟는 것입니다. 뇌가 스윙 하나에만 집중할 때 근육은 본능적으로 움직일 거라는 믿음을 갖고, 한 순간에만 몰입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몰입을 위해 많은 골퍼들이 나름대로의 방법을 가지고 있을 텐데요. 보통 3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생각의 영역과 행동의 영역을 분리하는 것인데요. 모든 분석은 생각의 영역에서 끝내고, 클럽을 준비해서 어드레스를 하는 공간, 즉 행동의 영역에서는 치는 동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타겟을 바라보고, 어드레스를 하고, 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공간을 분할해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스윙의 핵심 포인트 하나를 단어로 만들어 어드레스에서 그 단어만 되뇌는 방법입니다. 리듬, 타겟, 피니시, 툭 같은 단어들인데, 저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숫자를 외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실제 물리적 리셋 버튼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장갑 찍찍이를 다시 붙이거나 깊은숨을 내쉬며 뇌에 쌓인 생각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인데, 왜글 동작 역시도 이러한 방식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떠한 방법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스윙할 때는 포기하고 대충 치자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한 나만의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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