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이것'만 먹고 살아"...음식공포 심해 겨우 먹는다는 女, 왜?
드문 섭식장애로 지난 20년 간 감자만 먹으며 버틴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슈롭셔 텔포드에 사는 조디 쇼(29)는 지난 20년 가까이 감자만 먹으며 살아왔다. 아기 때부터 가지고 있던 회피적/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RFID) 때문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치즈와 빵 등도 먹었지만 열 살이 되면서 음식에 대한 공포증이 심해져 현재는 주로 감자만 먹고 있다. 회피적/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는 특정 음식을 피하거나 너무 적은 양을 먹으려고 하는 섭식장애다.
간호사인 조디는 극히 제한된 식단 때문에 엽산, 비타민 D, 철분 등 영양이 결핍되어 교대 근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는 가끔 치즈 샌드위치나 시리얼 등도 먹으며,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영양제를 먹고 있다. 그는 "생후 6개월 때부터 음식을 먹는 데 문제를 겪었다"며 "하루 세 번, 살아남기 위해 먹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수화물만 먹다 보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영양이 부족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간호사라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 너무나 힘든데다 충분히 먹지 못하다 보니 만성피로, 브레인포그, 기분 변화, 두통이 생긴다"고 전했다.
2022년이 되어서야 진단을 받은 조디는 현재 치료를 받고 관련 책을 읽으며 자신의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오랫동안 진단을 받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해 이 섭식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너무 적게 먹거나 특정 음식 먹지 않는 드문 섭식장애
회피적/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는 너무 적은 양을 먹거나 특정 음식을 먹지 못하는 섭식장애다. 다른 섭식장애에서 흔히 나타나듯 자신의 신체에 대해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나 체중 감량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정신적 장애다. 단순히 식성이 까다로운 것과는 다른 문제다.
회피적/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가 있는 사람은 먹는 데 관심이 없거나, 음식을 먹는 데 대해 불안을 느끼거나, 특정 색깔이나 식감, 냄새를 가진 음식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해 전반적인 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2013년에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DSM-5)에 등록되었으며, △특정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거나 회피해 영양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우 △음식에 대한 회피 또는 제한으로 인해 체중 감소, 영양 결핍, 사회적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행동이 다른 관련 장애로 설명되지 않거나 신경학적, 의학적 상태와 관련이 없는 경우 등의 기준으로 판정한다.
섭취하는 음식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만큼 상당한 체중 감소, 변비, 복통, 불규칙한 생리주기, 현기증, 실신, 근육 약화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영양실조, 탈수, 전해질 불균형, 빈혈, 저혈압, 골다공증, 심정지, 사춘기 지연, 신체적 성장의 변화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먹지 않는 음식이 많다 보니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섭식장애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연구에 의하면 불안감, 두려움, 유전적 요인, 사회·문화·환경적 영향, 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음식을 억지로 먹였다던가 음식이 목에 걸려 위험했던 일 등 음식과 관련해 충격적인 경험을 했거나, 불안이나 우울증 등 신경 기능이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특정한 식감을 혐오하거나, 음식이 해로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거나, 섭식장애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치료는 주로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음식과 관련된 부정적 생각이나 감각적 혐오감,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 건강한 체중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필요한 경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며, 일부 일시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튜브(경관영양)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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