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R&D 점검]① 신약 개발 성공률 높여라...'DDS 전담' 조직 신설

/사진 제공=동화약품

동화약품이 연구개발(R&D) 조직을 재편한다. 본부 내 '제품기술연구팀'을 신설해 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를 전담하는게 핵심이다. 단순히 후보물질 수를 늘리기 보다 플랫폼 기술을 쌓아 파이프라인 전반의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번 재편은  오너 4세이자 올해 초 대표직에 오른 윤인호 대표이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평가다. 윤 대표가 취임 후 신약 개발을 신성장동력의 핵심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23호 신약인 '자보란테' 이후 10년 동안 이렇다한 결과물을 내지 못한 만큼, 단순한 신약 파이프라인 집중보다는 여러 물질에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DDS 전담' 제품기술연구팀 신설

동화약품 2025년 1분기(왼쪽), 반기보고서 내 연구개발본부 조직도 /자료=공시

21일 동화약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R&D 본부 내 '제품기술연구팀'을 신설했다. 지난 2분기에 새로 꾸려진 해당 부서는 석사급 연구 인력 2명으로 출발한다.

새 팀의 역할은 △DDS 연구 △기술 기획 및 사업화 △기술 과제의 제품화 등 세 갈래다. 약물을 '어떻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체내에 보낼지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일이 핵심이다. 기존 신제형연구팀과 제제연구팀이 각각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제품화에 무게를 뒀다면 제품기술연구팀은 전달기술 자체를 발굴·축적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번 조직 개편은 DDS 플랫폼을 미래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만성질환 증가가 맞물리면서 복용 편의와 약효 지속을 높이는 제형 기술의 필요성이 커졌다. 동화약품이 DDS 전담 조직을 띄운 것 역시 이 같은 시장 수요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R&D 방식의 변화다. 후보물질을 찾아 곧바로 제품화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전달·제형·CMC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병행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파이프라인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쌓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파이프라인 접목 가능성, 보완책 역할 기대

DDS 기술의 장점은 적용 폭이 넓다는 데 있다. 신약은 물론 개량신약·제네릭·OTC 등의 약효 지속성과 흡수·침투,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동화약품 입장에선 파이프라인 전반을 아우르는 보완 장치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당장 손볼 수 있는 과제도 여럿이다. 당뇨 복합 서방정 'DW6013'·'DW6014'는 방출 속도와 정제 크기, 식이 영향 같은 요소를 미세 조정하면 복약 순응도와 실제 치료 성과를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장기지속형 진통 주사 'LT1001'은 전달기술이 곧 제품의 본질인 파이프라인이다. 기술도입 품목 특성상 제형 수정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투여법 표준화나 위험관리계획(RMP)을 고도화하면 심사 문턱을 낮출 수 있어 새 팀의 역할과 가장 맞닿아 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현재 허가 반려 후 재허가 협의 중인 만큼 제형·공정 등 DDS 파라미터를 재정립하는 게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이처럼 신설된 제품기술연구팀이 임상·허가 단계의 병목을 전달기술로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화약품은 지난 10년간 신약개발 과정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왔다. 2015년 출시한 항상제 '자보란테' 이후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자체 파이프라인이 임상에서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이어지며 R&D 체질을 점검하고 새 돌파구를 찾을 필요성이 커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제품기술연구팀은 장기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조직"이라며 "발굴된 DDS 기술을 기존 파이프라인과 연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기술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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