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KCGI PEF 인수 후 첫 성적표…외형보다 수익성 '초점'

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본사 사옥 /사진 제공=한양증권

한양증권이 지난해 5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며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에 인수된 이후 처음 내놓은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한 경영 기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7.6% 늘어난 753억원을 기록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자기매매부문 운용수익 증가와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이 KCGI에 인수된 이후 처음 나온 연간 실적이다. 지난해 6월 KCGI는 학교법인 한양학원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한양증권 주식 376만6973주(29.6%)를 1주당 5만7500원씩 총 2167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설립된 KCGI는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 DB하이텍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시장에 이름을 알린 PEF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앞세운 행동주의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또 KCGI를 이끄는 인물이 강성부 대표로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고 있다.

인수 직후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PEF식 경영 전략이 한양증권에 안착해 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수익이 9090억원으로 9.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증가율이 훨씬 두드러졌다. 수익의 질이 개선된 흐름이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통상 PEF는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한 뒤 회수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펀드 만기가 보통 5~7년으로 설정되는 만큼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는 보유 자본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영 기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양증권은 인수 이후 대대적인 개편을 거치는 중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의 부실 자산을 정리하고 조직 재편을 병행하며 사업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채권·트레이딩 부문은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 환경에서도 업계 최상위권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간다. IB 부문은 전통적 영역인 주식·부채자본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정비와 함께 글로벌 등 신규 영역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는 중이다.

PEF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후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기보다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 개선에 집중한 전략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향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황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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