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유스] 20여 프로팀과 무한 스파링... '신생팀의 기적' 제주관광대, 창단 4개월만에 도 대표로 전국체전 진출
(베스트 일레븐)

'신생팀의 기적'이다.
지난 2월 창단해 이제 갓 4개월 된 대학 팀이 지역 무대를 평정했다. K리그 득점왕 출신 임근재 감독이 이끄는 제주관광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주관광대는 최근 제주 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기 전도축구대회 겸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 오는 10월 부산광역시 일원에서 열릴 전국체육대회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제주관광대는 17일 제주한라대를 2-0으로 물리친데 이어, 21일에는 제주국제대까지 2-1로 꺾고 2연승으로 우승했다. 특히나 제100회 서울 전국체전 축구 남자 대학부를 거머쥐며 제주 축구 역사상 첫 전국 제패를 기록한 '지역 최강자' 제주국제대를 꺾은 건 그 누구도 쉽게 예상 못한 '이변'이었다.
그 중심에 임근재 감독이 있다. 임 감독은 부임 후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이재성을 수석코치로 영입하는 등 인재풀을 넓히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에 있었던 김봉수 골키퍼 코치까지 영입했다. 김 코치의 가세로 제주관광대의 수비력은 단기간에 부쩍 향상됐다. 2경기 4골 1실점의 기록이 바로 그 증거다.
K리그 레전드 출신인 임 감독의 풍부한 네트워크는 변방의 제주관광대 선수들이 단기에 엄청난 경험을 쌓는 토대가 됐다. 임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 때부터 수십 년간 다져온 네트워크를 발휘, 30회에 가까운 연습경기를 유치했다. 그것도 그냥 단순한 친선전이 아닌, 대학 레벨에선 경험하기 힘든 프로팀과의 매치업을 성사시켰다.
대한민국 축구 최상위 레벨인 K리그1 제주 SK와 강원 FC를 비롯해, 이번 시즌 K리그2(2부)에서 역대급 성적을 기록 중인 단독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부천 FC 1995, 충남아산 FC, 이외 파주시민축구단, 양평 FC, 남양주 FC, 서울 중랑축구단 등 K3리그와 K4리그를 통틀어 20회가 넘는 연습경기를 치러냈다. 지난 4월에만 10번의 프로팀 친선전을 가졌다는 후문. 제주관광대 선수들은 두세 수 위 형님들과 실전에서 부닥치며 단기에 레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임 감독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LG 치타스와 포항 아톰즈에서 활약했고, 데뷔 시즌인 1992년 K리그 득점상과 베스트 11에 오른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현역 커리어는 짧고 굵었지만, 은퇴 이후 대신고등학교 축구부를 맡아 조재진, 정조국 등 숱한 스타플레이어 제자들을 길러냈다. 서울 유나이티드를 거쳐 올해 제주관광대에서 '제3의 축구인생'에 나섰는데, 현역부터 지도자까지 30년 넘게 축구판에 머무르면서 쌓은 네트워크가 연습경기 유치에 도움이 됐다.
여기에 김 코치가 가세하며 수비진이 빠르게 안정화됐다. 제주관광대 선수들은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 등 각국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들을 가르친 김 코치의 퀄리티 높은 지도를 받을 수 있었고, 이는 즉각 실천에서 나타났다. 임 감독은 "김 코치가 들어오면서 기강이 확 잡혔다. 아이들이 어디에서 이런 지도를 받아 보겠나"라며 껄껄 웃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제주관광대의 반란에 학교에서도 난리가 났다. 김성규 총장의 리더십하에 창단 당시 유달리 많은 투자를 감행했던 건 사실이었으나, 이토록 빨리 결실을 맺을 줄은 몰랐던 것. 70대 여성 총장인 김 총장은 축구부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최신식 실내 트레이닝센터를 마련하는 등 첫해에만 1억 원가량의 적자를 감수했다. 우수한 코칭스태프 영입, 숙소, 유니폼, 축구화 등 장비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 측은 '본토'가 아닌 '육지'에 축구부 베이스캠프를 꾸리게끔 지원했다. 하여 제주관광대의 본거지(?)는 제주도가 아닌 경기도 고양특례시 능곡이다. 능곡역에서 5분이면 닿을 거리에서 훈련한다. 지역 여러 학생들을 위해 숙소는 물론 먹는 것까지 학교 측에서 지원하며, 개학 후 첫달을 빼고 나머지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할 수 있게끔 학교 측에서 배려한 까닭에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실상 제주라는 지역적 명칭만 달렸지, 서울에 있는 팀이나 매한가지인 셈이다.
제주관광대는 엄밀히 말해 창단이 아닌 재창단 팀이다. 지난 1999년 한차례 해체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래서 지난 한라대전 승리가 무려 26년 만의 승리였다. 이번 협회장기 우승으로 제주관광대는 과거의 한을 조금이나마 떨쳐냈다.
제주관광대는 이제 전국체전을 바라본다. 제주관광대의 목표는 동메달. 최소 4강에는 들어야 획득 가능한 목표다. 임 감독은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충만해 있다. 메달권을 목표로 잘 준비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여름을 알차게 보낸다면, 제주국제대가 세운 최고 기록을 5년 만에 재현해 낼지도 모를 일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제주관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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