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바람조차 조심스러워지는 정적 속에서 짙푸른 잎사귀 사이로 연분홍빛 연꽃이 조용히 피어난다. 울산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이 장면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단 한 달, 회야댐 상류 생태습지가 시민들에게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평소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이곳. 하지만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연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한정해 특별한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하루 단 100명에게만 허락된 이 탐방은 단순한 연꽃 구경이 아닌, 생태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여름 경험이다.

회야댐 상류에 자리한 생태습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자연 정원이다. 약 5만㎡(1만5천 평) 규모에 이르는 연꽃 군락지와 12만3천㎡ 규모의 부들·갈대밭이 어우러져 수면 위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름 한철, 연꽃이 활짝 피어나는 시기에는 이곳을 찾는 이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시간대엔 연꽃 사이를 걸으며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자연 그대로의 경관 덕분에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울산의 숨겨진 명소’로 불리기도 한다.
이 풍경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뿐이다. 한정된 기간, 제한된 인원만이 들어설 수 있는 이 생태습지의 탐방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탐방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동천로에서 시작해 왕복 3km, 약 3시간 동안 진행된다.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단순히 연꽃을 보는 것을 넘어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레 깊어진다.
탐방에는 생태해설사가 동행해 옛 통천마을의 변화, 생태습지 조성 과정, 그리고 수질 정화 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이곳의 수생식물들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을 약 59%나 제거할 만큼 뛰어난 자연정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총질소와 총인 농도 역시 각각 42.8%, 36.1%까지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는, 생태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실질적인 ‘환경 해법’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회야댐 생태습지 탐방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제한된 접근성’이다.
하루에 단 100명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견학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로 정해져 있다.
참가 자격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누구나이며, 울산 시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거주자도 신청이 가능하다.

참가비는 없고, 선착순으로 접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참가를 원한다면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상수도사업본부 누리집 또는 전화(052-229-6430)를 통해 간단히 접수가 가능하다.
이처럼 제한된 인원과 시간은 탐방 자체의 집중도를 높인다. 많은 사람 속에서 소란스러운 감상 대신,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는 깊이 있는 시간이 제공된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운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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