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인사이드②] KFC 이긴 오만 RFC, 문 닫은 스타벅스…'미국 불매' 바람에 달라진 오만

이희령 기자 2026. 4.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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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취재진은 3월부터 '오만'에서 취재하고 있습니다. 오만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예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동 국가입니다. 요즘 연일 시끄러운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격해지는 중동 지역의 갈등, 꽉 막힌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매일 〈JTBC 뉴스룸〉에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 곳곳을 취재하다 보니 짧은 뉴스 중계와 전쟁 속보로는 다 담지 못하는 오만의 모습들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만 인사이드'라는 연재 코너로 오만이라는 나라의 면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강력했던 오만 시민들의 '불매 운동'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오만 인사이드' 1편이 궁금하다면! ★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2Y6rlkjLjQ
• (JTBC 뉴스)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92778

오만은 미국-이란 두 나라 모두와 비교적 외교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중립·중재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터진 이후, 오만도 5번의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중립국이지만 전쟁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건데요.

그런데 이번 전쟁보다 오만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입니다.

[이희령 JTBC 취재기자]
"지금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종합 상가입니다. 이 상가에 아주 흥미로운 가게가 한 곳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 한번 가볼까 합니다."

오만의 'KFC'인 'RFC'입니다.

한 글자만 다른 이름에 빨간 브랜드 색깔, 치킨과 햄버거 위주의 메뉴까지 KFC와 정말 비슷합니다.

[이희령 JTBC 취재기자]
"햄버거가 엄청 큽니다. 제 얼굴 만합니다."

KFC보다 덜 짜고 햄버거가 더 큰데, 가격은 저렴합니다.

[이학진 JTBC 영상취재기자]
"가성비로는 최고인 것 같은데?"

이 가게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미국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을 지원했습니다.

오만에게 팔레스타인은 아랍의 형제 국가로, 두 나라는 우호적인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민간인을 학살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보며 많은 오만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이 국민적 반감이 오만에 있는 미국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고…

미국 KFC의 대체 브랜드로 오만 자체 브랜드인 RFC가 인기를 얻게 된 겁니다.

[람시드/ 오만 RFC 매니저]
"불매가 2년 정도 지속됐어요. KFC가 영업은 하는데 손님이 없었어요."

[오만 교민]
"몇 개 매장이 없었었는데, 그 이후로 지역마다 RFC 프랜차이즈 매장이 점점 많이 생기게 됐고. 이 나라의 애국심, 종교심을 무시할 수 없겠구나."

다른 브랜드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희령 JTBC 취재기자]
"아무런 표시도 간판도 없는 이 건물은 원래 스타벅스 카페가 있던 자리였습니다. 오만 시민들의 불매 운동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게 된 겁니다."

"다른 지점을 방문해달라"는 안내문만 남았습니다.

오만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바닷가 바로 앞, 좋은 자리에 있었는데도 시민들의 영향력은 강력했습니다.

반면, 근처에 있는 다른 오만 카페들은 문제없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서구 브랜드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이희령 JTBC 취재기자]

"이 대형 마트는 원래 '까르푸'라는 프랑스 브랜드였는데요. 지금은 하이퍼막스로 바뀌었습니다."

프랑스산 부품이 이스라엘군의 무기와 장비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찬가지로 불매의 대상이 된 겁니다.

결국 운영 기업이 중동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기존 까르푸 매장들을 전부 바꿔버렸습니다.

오만 시민들은 불매 운동의 취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칼리트/ 오만 시민]
"여기 오만 사람들은 까르푸를 싫어해요. 사람들이 까르푸 매장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서 쓴 돈이 다 이스라엘에 흘러가기 때문이에요."

다른 브랜드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칼리트/ 오만 시민]
"켄터키(KFC)도 아나요? 그리고 맥도날드. 이 쇼핑몰에서 문을 닫았어요."

큰 타격을 입게 된 미국 기업들에겐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오만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오만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고 국산 브랜드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입니다.

[오만 교민]
"대체재 음식점들이 되게 많이 생겼어요. RFC뿐만 아니라. (오만 치킨 브랜드) 'Kucu'라는 곳은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앗, 사실 작은 비밀도 있었다고 해요.

[오만 교민]
0601 "이 사람들이 먹고는 싶고, (매장엔) 찾아오진 못하고 이러니까 온라인 주문을 해서 몰래몰래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몇 년 동안 이어진 불매 운동은 오만 민심의 위력을 보여주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된,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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