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늪 빠진 롯데케미칼···율촌 공장, 전환점될까

송준영 기자 2026. 2. 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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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축소·스페셜티 확대 전략 본격화
50만톤 컴파운딩으로 체질 전환 시험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석유화학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케미칼이 컴파운딩(복합소재 배합 공정) 사업을 체질 개선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전남 율촌에 들어서는 대규모 컴파운딩 공장을 통해 스페셜티 소재 비중을 끌어올리며 범용 석유화학 제품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7099억원, 영업손실 433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8조4830억원, 영업손실 9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며, 해당 기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만 3조원에 육박한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동종 업계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수준이다. 사업 구조와 규모 차이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35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금호석유화학은 27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업황 악화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업황 변동에 민감한 범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를 유지해 왔다. 2024년 기준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은 60% 수준으로, 범용 제품 중심의 전략은 한동안 지속됐다. 시황이 반전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였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확대되면서 구조적으로 범용 제품만으로는 석화 업체들이 성과를 내기엔 힘들어진 상태가 됐다.

롯데케미칼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기술 장벽이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사업 구조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축으로 전남 율촌산단의 컴파운딩 공장이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앞선 2024년 9월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연 50만톤 생산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딩 공장 건설을 결정했고,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ABS/PC 등의 컴파운딩 소재를 생산해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한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현재 11개 라인이 가동 중이며, 올해 연말까지 23개 라인을 모두 이설할 계획"이라며 "이설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50만톤으로, 이는 회사가 계획 중인 전체 고부가 컴파운드 생산 물량 100만톤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약 2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5~10%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턴어라운드 계획이 실행되는 시기로, 세 가지 구조 재편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국내 NCC와 범용 설비는 합작을 통해 축소하고, 말레이시아 타이탄 등 해외 범용 자산은 매각하는 한편, ABS·ECH·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 영역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ABS·PC 기반 컴파운딩 설비 50만톤 투자를 통해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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