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군·고위급 군장성 우크라 전선 이동 가능성”

손현수 기자 2024. 10.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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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하는 북한군.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29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한군 파병 규모는 3000명 이상이고, 연말까지 모두 1만900명을 파병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 간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고위급 군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며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으나, 북한군이 어려워 하는 부분이 있고,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하다”고 보고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밝힌 ‘쿠르스크 전선 배치’ 여부는 “쿠르스크 지역 북한군 이동 여부는 최종적으로 이동했다고 확정지을 정도로 (국정원이) 결정한 건 아니다. (이동) 정보나 첩보가 입수되고 있는데, 확인 단계”라고 했다.

국정원은 또 “10월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 특별기에 북한군 파병에 관여한 러시아 안보 핵심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이견 조율 목적으로 보인다. 양쪽이 공히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런 방문 이후의 결과”라고 했다.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선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파병, 반대급부 등 후속협의를 한것으로 보고 내용 파악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첨단부품 도입 및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정부가 우크라이나 현지에 북한군 포로 심문조나 참관단 파견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정부나 국정원은 참관단, 심문조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 없고, 정해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다만, 원론적인 차원에서 ‘참관단 파견 필요성’은 “군사 정보와 관련된 절호의 기회이자 우리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을 파견할 예정이고, 우크라이나와 협의가 중요하다. 그 결과에 따라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 차장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은 28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찾아,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했다.

국정원은 ‘파병된 북한 군인이 포로로 잡혀 귀순 요청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물음에는 “(북한군도) 헌법상 우리나라 영토에 있는 국민의 한 사람이기에 국제법·국내법적으로 우리가 당연히 받아줘야 하는 사항”이라고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 파병 북괴군을 폭격하자’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그런 사항을 검토한 바 없다. 국군 파견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드론 탐지 장비를 추진하는 등 경호 수위를 격상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달 들어서는 ‘주체’ 연호 사용을 중단하고, 해외에 파견된 인력들에 김일성·김정일 시대 등 선대의 문헌을 대신해서 김정은의 혁명 역사 등을 재차 강조하는 등 선대 삭제, 김정은 독자 우상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딸 김주애와 관련해선 “김여정(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외무상)의 보좌를 받는 등의 활동이, 그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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