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을 본 뒤 고등어를 냉장고 안쪽에 넣어 두면 며칠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겉면이 차갑고 색도 멀쩡하면 소금을 뿌려 바싹 구워 먹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등어는 잡힌 직후부터 유통되는 동안 온도 관리가 조금만 어긋나도 예상하지 못한 성분이 쌓일 수 있습니다. 집에 도착해 냉장하거나 얼렸다고 이미 만들어진 물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심해야 할 해산물은 바로 보관 상태가 불분명한 고등어입니다.

고등어 살에는 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이 비교적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생선이 적절히 냉각되지 않으면 세균이 히스티딘을 분해하면서 히스타민을 만들어 내는데, 농도가 높아지면 알레르기와 비슷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렇게 생성된 독성 물질이 냉동이나 조리, 훈제, 염장, 통조림 가공으로도 파괴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상온에 오래 놓였던 고등어를 뒤늦게 얼리거나 바싹 구워도 안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냉장고의 찬 공기가 시간을 멈춰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히스타민이 많이 만들어진 고등어를 먹으면 입과 목에서 후추를 뿌린 듯한 화끈거림이나 금속 맛이 먼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어 얼굴과 목이 붉어지고 두통, 두근거림, 가려움, 복통과 설사가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증상은 오염된 생선을 먹은 뒤 대개 수분에서 한 시간 사이에 시작하며,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목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히스타민이 쌓인 생선도 외관과 냄새가 정상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두 입 먹은 뒤 입안이 이상하게 맵거나 함께 먹은 사람들이 동시에 얼굴이 붉어진다면 식사를 즉시 멈춰야 합니다.

고등어를 살 때는 살이 단단하고 표면이 촉촉하며, 시큼하거나 암모니아 같은 불쾌한 냄새가 없는 것을 고르는 것이 기본입니다. 구입한 생선은 더운 자동차나 장바구니에 오래 두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4도 이하의 냉장고나 냉동실로 옮겨야 합니다. 식품안전 당국은 해산물을 구입한 뒤 2시간 이내에 냉장하고, 기온이 32도를 넘는 환경에서는 1시간 이내에 차갑게 보관하도록 안내합니다. 생고등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의 냉장 권장 기간은 대체로 1~3일로 짧기 때문에 오래 둘 예정이라면 처음부터 소분해 냉동하는 편이 낫습니다. 냉장실 문 쪽처럼 온도가 자주 변하는 자리는 피하고 가장 차가운 칸에 밀폐해 보관해야 합니다.

이미 구운 고등어도 식탁 위에 오래 놓아두었다면 다시 냉장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여름철에는 조리한 생선도 식사 후 바로 얕은 용기에 담아 식힌 뒤 냉장하고, 실온에 2시간 이상 방치했다면 아깝더라도 버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살이 물러지고 끈적거리거나 신 냄새가 나며, 포장이 부풀거나 해동수가 지나치게 탁한 제품도 먹지 마십시오. 맛을 조금 보고 괜찮은지 확인하는 행동은 안전 검사법이 될 수 없습니다. 특히 천식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얼굴 홍조와 두근거림, 숨 가쁨을 함께 느낀다면 곧바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고등어 자체는 단백질과 지방산을 제공하는 익숙한 생선이며, 신선하게 관리해 충분히 익혀 먹는다면 피해야 할 음식이 아닙니다. 위험한 것은 고등어라는 이름이 아니라 잡힌 뒤 식탁에 오르기까지 끊어진 저온 유통 과정입니다. 가격이 싸다고 많은 양을 사서 냉장실에 쌓아 두기보다, 먹을 만큼만 구입해 당일이나 이튿날 조리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이상한 맛이나 냄새가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양념과 불로 덮으려 하지 말고 미련 없이 버리십시오. 한 토막을 아끼려는 판단보다 가족의 식탁을 안전하게 지키는 선택이 훨씬 값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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