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종의사당 시대 가시화…제2차 공공기관 이전은 ‘오리무중’

27일 우원식 국회의장 예정지 시찰정부여당 지난 25일 완전이전 약속반면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 안갯속전북정치권 공공기관 때이른 소지역주의까지
출처=세종시

국회의사당 세종 시대가 가시화한 것과 반대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정책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여야 모두가 약속한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만약 한 가지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치권이 비수도권 지방 유권자를 기만한 데 대한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27일 세종 국회의사당 예정부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국회의장의 이번 예정지 점검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 발족 후 첫 방문으로 본격적인 행정절차가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는 국회법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등에 따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사업 전반에 관한 사항을 자문하기 위한 국회의장 직속 기구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부지는 서울 여의도 국회(약 33만㎡)의 약 2배 규모인 63만1000㎡에 달한다. 추정 사업비만 3조 6000억 원으로 11개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국회도서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종에 국회가 들어서면 대통령실과 사법기관을 제외한 입법 및 행정 수뇌부가 전부 모인 ‘입법·행정 수도’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세종의사당에 대한 의지는 정부 여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회의사당 세종 완전 이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모두의 대선 공약이자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은 2년 4개월이 지나도록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부 초기와 총선 정국에는 토론회나 간담회 등 형식적인 논의라도 오갔지만 여야 정쟁이 심화한 이후에는 종적조차 감췄다.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비수도권 지역의 희망고문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다수당인 더불이민주당은 서울과 수도권에 지지기반이 두터워지자 의도적으로 비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은커녕 대정부질문에서 공공기관 추가이전과 관련한 질의가 없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야 정치권은 말로만 "우리나라의 수도권 초집중과 지방소멸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 일극 주의에 대응할 핵심 열쇠"라고 떠들 뿐 이를 위한 그 어떤 행동에도 착수한 바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을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 이전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방법론이 결여된 지역구 총선용 법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공공기관 이전법도 마찬가지다. 인구 10만 이하 지역 등에 공공기관을 분산하자는 것인데 이들(국회의원)은 어차피 비수도권 대도시인 거점도시나 소도시나 서울에 비하면 똑같은 ‘시골’로 기왕이면 자기 지역구에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전북정치권 내부도 마찬가지다. 도내 국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들은 각기 다른 명분을 들어 공공기관 이전이 확정에 앞서 ‘내 지역구’에 공공기관을 끌어들이기 위한 소지역주의가 확산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 확정을 위한 전략이나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안팎에선 국회와 정부가 2차 이전 논의를 연내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국면이 시작되는 내년으로 넘어가면 다시 정치권의 ‘희망 고문’ 소재로 활용될 뿐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이와 관련해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비수도권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5일 국토교통부 앞에서 정부의 조속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대상·규모·시기·예산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올해 안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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