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모델, 게임체인저 CFMOTO 450MT 시승기

450MT와의 주행은 놀라움이었다. 새로운 트윈 엔진과 함께 지금까지 없던 세그먼트를 개척한다. 화제의 뉴 모델, 그 진짜 성능을 필리핀 팔라완에서 개최된 미디어 테스트에서 미리 확인해보았다.


현재 시장에는 300cc~500cc사이의 어드벤처 바이크가 정말 많다. 그런데 왜 CF모토 450MT를 지금까지 없던 세그먼트라고 표현할까? 자 그럼 자세히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보자.

450MT는 CF모토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450cc 어드벤처 바이크다. CF모토는 중국 브랜드다. 오스트리아 디자인 회 사인 KISKA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고 KTM과 기술제휴를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근의 CF모토 바이크를 경험해본 적 있는 라이더라면 이미 이 브랜드 제품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음을 인정할 것이다. 특히 고유의 컬러와 일관된 디자인으로 CF모토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돌이켜보면 중국산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첨단 전자기기 분야부터 중국은 앞서나가고 있다. DJI의 드론은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고 인스타360은 액션카메라 시장에서 고프로가 쌓아온 성을 야금야금 무너트리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샤오미 전기차는 여러 가지 의미로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모터바이크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한참 전에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러니 이제 중국산이라는 색안경은 벗고 평가 하는 게 옳다.

450MT

CF모토에는 KTM 790시리즈 엔진을 얹은 어드벤처바이크 800MT가 있다. 국내에도 2022년 출시해 꽤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성능 좋은 엔진에 기본 구성이 알차고 가격은 저렴하다. 그리고 이러한 800MT의 강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450MT가 개발되었다. MT는 멀티펑션 투어링의 약자다. 여기에 사용한 449.5cc의 병렬 트윈 엔진도 사실 KTM과 함께 개발된 것이다. 원래는 KTM 490시리즈로 계획되던 것이 프로젝트 자체가 백지화되며 CF모토가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CF모토에서는 이미 이 엔진을 스포츠 바이크인 450SR에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쨌든 450MT는 지난 해 EICMA에서 공개된 이후로 상당한 주목을 받는 모델이다. 그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필리핀 팔라완의 휴양지 엘니도에서 열린 미디어 테스트를 참가했다.

450MT의 디자인은 훌륭하다. 일단 다른 브랜드와 닮지 않고 CF모토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측면에서 본 실루엣이 근사하다. 21/18인치 휠셋과 차체의 비례가 풀사이즈 어드벤처 바이크 그 자체다. 하이펜더와 로우펜더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하며 두 스타일 모두 랠리 머신 분위기가 느껴진다. 시트에 낮아 바이크를 핸들링해보면 꽤 잘 만들었음을 느끼게 된다. 다리사이에 밀착되는 감각도 좋고 스탠딩 자세도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기본 구성은 훌륭하다. DRL을 포함한 세로로 배치된 LED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와 방향지시등까지 전부 LED를 사용하고 수동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윈드실드, 핸드가드도 기본이다. 전후 서스펜션은 KYB제이며 200mm작동 폭을 갖추고 호따후안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된다. 여기에 튜브리스 방식의 크로스 스포크 휠이 기본이다. 5인치의 컬러 TFT 계기반은 클래스 최고수준이며 스마트폰과 무선연결을 지원하고 USB 충전포트는 일반적인 타입A와 타입C 모두 지원한다. 폴더블 미러는 오프로드를 타는 어드벤처 라이더의 필수품인데 순정으로 장착하고 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드벤처 라이더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캐치하고 있다는 증거다.

무게는 제법 묵직하다. 스펙상 무게는 건조중량 기준 175kg이다. 17.5리터의 큼직한 연료탱크와 대용량 라디에이터 등 제대로 된 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게로 인한 불만은 없다. 시트고는 820mm로 상당히 낮은 편인데 그렇다고 시트만 푹 파인 느낌이 없다. 키가 큰 라이더를 위한 하이시트도 준비되었지만 오프로드 코스를 달려보기 전이라 얼마나 험한 코스일지 몰라 우선 기본시트로 달려보기로 했다.

처음 바이크를 출발시켰을 때 출력이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엔진이 저회전에서 힘이 없기도 하지만 클러치가 붙는 느낌도 부드럽고, 엔진도 부드럽게 돌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다. 보통 이 배기량이라면 단기통이 일반적이지만 이 엔진은 2기통, 게다가 회전 중심의 오버스퀘어 엔진이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450SR과 비교하면 어드벤처 바이크에 최적화하기 위해 고회전 영역의 출력을 줄이고 저회전 토크를 강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회전수를 올려야 재밌는 엔진이다. 스로틀을 열자 회전수가 중첩되며 토크가 점점 굵직해진다. 최고출력은 44마력, 44Nm의 토크로 설정되었다.

달릴수록 슬금슬금 웃음이 터진 이유는 전체적인 주행 감각이 800cc급 이상 바이크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엔진의 부드러운 필링, 듬직한 차체, 여기에 포지션마저도 넉넉해서 450cc 배기량의 소형바이크다운 느낌이 없다. TFT계기반까지도 큼직하니 더 헷갈리는 것이다. 경량 듀얼스포츠 모델과는 완전히 다르고, 700~900cc 배기량의 미들급 어드벤처 바이크에 레인 모드같이 출력을 제한한 모드로 타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처음부터 이 바이크에 기대하고 있는 것들의 8할은 오프로드에 가 있다. 본격 오프로더들과 달리 어드벤처 바이크의 장점이라고 하면 번호판이 달리고 온로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도로 위에서 코너링 감각이 살짝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확실히 일반적인 온로드 바이크 느낌이 아니라 오프로드 바이크를 도로에서 타는 느낌이다. 하지만 금세 익숙해지니 제법 잘 달린다. 최고속을 테스트해볼 수 없었지만 시속 150km이상 수월하게 가속할 수 있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까지 가속은 5초정도다. 오프로드 코스까지 이동만 되면 되는 것 치곤 꽤 괜찮은 성능이다.(웃음) 트랙션 컨트롤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초심자들도 안심하고 주행을 즐길 수 있다. ABS와 TCS는 보쉬 모듈을 사용한다.

오프로드 테스트

이날 테스트의 절반 이상은 오프로드였다. 먼저 이 바이크가 오프로드에 대비하고 있는 점을 짚어보자 전후 200mm의 작동폭의 KYB조절식 서스펜션, 220미리로 확보된 지상고, 리어ABS해지, 오프로드 부츠에 대응하는 미끄럼방지 풋패그, 대용량 라디에이터는 저속에서 고회전으로 달릴 때 냉각효율을 고려한 것이다. 오전에는 ATV파크에서 달렸다. 산 하나에 여기저기 길을 내 만든 코스를 달렸는데 난이도에 따라 A.B,C 코스로 나누어 진행했다. 난이도는 고저차가 급격한 임도 정도다.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어 재밌으면서도 순정 타이어로 출력 부족 없이 달릴 수 있는 난이도였다. A코스를 다섯 바퀴쯤 달리고 B코스를 세 바퀴, 그리고 마지막 C코스는 두 바퀴를 달렸다.

서스펜션의 초기반응은 살짝 물러서 승차감을 좋게 만들지만 의외로 한계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심지어 조절식이기에 라이더 취향에 따라 얼마든 조일 수 있다. 여기에 엔진의 출력이 아주 절묘하다. 오프로드를 달릴 때 리어휠에 의도치 않게 과도한 출력이 나와서 미끄러지는 일은 거의 없으면서도 만약 라이더가 원한다면 바로 리어휠을 미끄러트리며 파워 슬라이드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출력은 나온다. 보통의 쿼터급 단기통 듀얼 스포츠들의 출력이 바로 이 후자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파워 슬라이드의 가능여부가 같은 코스를 ‘그냥 지나갈 수 있느냐’와 ‘더 재밌게 공략할 수 있냐’의 차이를 만들고 이게 재미를 결정짓는다. 450MT는 오프로드를 진짜 재밌게 탈 수 있는 바이크다. 순정으로 장착된 CST의 듀얼타이어는 온로드에서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정도의 퍼포먼스였는데 의외로 오프로드에서도 꽤 괜찮은 그립을 만들어 준다. 전반적으로 다루기 쉬웠다. 앞서 미들클래스 만큼이나 무겁다고 했지만 실제로 다루기 쉽다. 약간 더 가볍기도 하고 밸런스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ATV코스를 떠난 뒤에는 약간의 도로주행이 있었고 이후 거의 임도와 싱글길 위주의 코스로 이어졌다. 쭉 뻗은 임도길에 스로틀을 크게 열어 가속하자 시속 100km를 가볍게 넘긴다. 고속에서도 자체의 안정감이 상당히 좋다. 그야말로 랠리 머신을 타고 질주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요즘 라이더들의 오프로드를 즐기는 방식은 상당히 다양하다. 빅 듀얼,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무거운 바이크로 오프로드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기 시작하면 무거운 어드벤처 바이크를 다루는 테크닉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때 기초테크닉을 다지기 위해 엔듀로나 경량 듀얼 바이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가벼운 오프로더와 무거운 어드벤처의 갭은 상당히 크다. 그런 면에서 450MT는 듀얼스포츠와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의 사이에서 어드벤처에 더 가까운 바이크였다. 이 바이크를 잘 타게 되면 미들급, 혹은 리터급 어드벤처 바이크를 다루는 실력도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가볍게 오프로드를 즐기고 싶은 라이더는 물론 거대한 어드벤처 바이크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싶은 라이더라면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처음의 질문의 답이 나온다. 450MT의 가장 큰 장점은 전체적인 필링부터 차량의 안정감과 느껴지는 무게감, 거의 모든 요소들이 미들클래스 어드벤처 바이크에 가까운 바이크다. 하지만 가격은 국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800~900만 원 사이로 결정되어 쿼터급 어드벤처와 경쟁한다. 이것이 450MT만의 카테고리이며 어드벤처 바이크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현 시점에서 문제점은 딱 하나. 대한민국에서는 이 멋진 바이크를 빨라도 2025년 봄에나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450과 비교하면 어때요?”

CF모토의 450MT를 타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거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모델을 저울질 하고 있을 것이다. 두 바이크 모두 상당히 잘 만든 바이크이며 거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급의 선택이긴 하지만 현재로써는 국내에서 이 두 바이크를 다 타본 유일한 사람이기에 그 답을 여기에 쓰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두 모델은 비슷한 배기량에 오프로드에 집중한 구성은 유사하지만 바이크의 스타일과 콘셉트에서 차이가 난다. 로얄엔필드 히말라얀 450은 도로도 오프로드도 좀 더 쉽다. 단기통 엔진으로 낮은 페이스에서 툴툴거리고 달릴 때 편한 바이크다. 만약 오프로드를 포함하는 여행을 테마로 한다면 히말라얀 450은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반면 450MT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한 클래스 더 큰 바이크를 타는 느낌을 낸다. 마냥 쉬운 오프로드만 즐길게 아니라 진지하게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450MT가 차량의 출력, 고성능 서스펜션 등 전체적인 성능과 한계가 높기 때문에 알맞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자 근데, 엄마, 아빠 누가 더 좋냐고?”

양현용 편집장(월간 모터바이크)
사진 CFMOTO
취재협조 CFMOTO 코리아 cfmoto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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