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관심’…덩치커진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명암

인지도 낮아도 특정 주제로는 연예인보다 나아 선택해…허위 광고는 조심해야
[사진=넷플릭스]

과거 TV 광고가 대표적인 홍보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SNS를 기반으로 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특정 분야에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은 연예인보다도 효과적인 광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허위 및 과장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속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통계기관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2019년 65억달러(한화 약 9조3000억원)에서 약 3배 이상 성장했다.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최대 240억달러(한화 약 34조3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와의 친밀감을 강화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기간 제품·인지도 향상…광고계의 블루오션,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성장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핵심은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가 자신만의 색깔로 제품을 홍보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있다. 특히 뷰티, 패션, 메이크업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은 높은 광고 단가를 기록하며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토스페이먼츠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소비자의 74%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때 정보를 얻는 주요 수단으로 ‘리뷰’를 뽑았다. 또한 10명 중 9명이 물건 구매를 결정할 때 리뷰를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이 인플루언서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기간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과 브랜드 이미지와 콘셉트 등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함이다. 뷰티나 메이크업 등 특정 분야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섭외해 SNS를 이용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콜라보 광고, 기획 광고, 단순 광고, 숏츠 크게 4가지로 분류해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광고 종류에 따라 상품 소개와 영상에 상품을 노출해야하는 기준이 다르며, 이에 따른 보상도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만큼 인지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특정 주제를 매개로 팔로워와 친밀감을 갖고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을 소개할 때 더 밀도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일반적으로 구독자 수에 따라 나노크리에이터(500~1만), 마이크로크리에이터(1만~10만), 매크로크리에이터(10만~100만), 메가크리에이터(100만 이상)로 분류된다. 구독자수에 따른 광고 단가표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만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경우 광고 한 회 광고 비용은 3000만원, 40만명 이상은 3500만원, 60만명 이상은 4000만원, 80만명 이상은 4500만원, 100만 유튜버는 5000만원, 150만 유튜버는 한 회당 광고비용 6000만원 등이 공식적인 단가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도 뷰티와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공식 단가보다도 높은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이 팔릴수록 돈이 되는 세상…“SNS 규모 작을수록 유혹에 쉽게 넘어가”

SNS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허위 및 과장’ 광고다. 판매 수익을 얻는 방법은 인플루언서마다 다 다르다. 공구를 시작하기 전 판매할 할인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협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계약 당시 처음부터 수익을 얼마 받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할인 링크로 접속해 구매한 수량에 따라 인센티브가 추가되기도 한다.

직장인 임수아 씨(26·여)는 “지금은 SNS 자체를 운영하지 않지만 대학교 재학 시절 몇몇 기업에서 협찬을 받아봤다”며 “협찬을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다 보면 ‘이정도 규모의 SNS라면 얼마 정도 광고비를 받을 수 있고, 얼마 이상 판매되면 판매가의 몇 퍼센트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라는 식으로 광고나 공구가 진행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SNS 규모가 작을수록 낮은 비용이 책정되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사실보다 효과를 살짝이라도 과장하게 된다”며 “주로 여성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을 법한 제품을 협찬 받았던 만큼 ‘하루 만에 피부가 크게 개선된 것 같다’, ‘이거만 먹어도 하루에 몇 키로는 빠진 것 같다’라는 식으로 살짝 과장해서 홍보했다”고 말했다.

▲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인센티브를 위해 허위 및 과장 광고도 서슴지 않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사진은 기사 특정 인플루언서와 관련 없음)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처럼 판매량에 따라 추가로 인센티브를 받다 보니 효과나 성능을 조금이라도 부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있다. 그러다 보니 과대광고로 인힌 소비자 피해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NS 광고 단속을 통해 인플루언서 84명 중 54명이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했다. 이는 전체의 64.3%에 해당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 광고된 일반 식품, 즉각적인 효과를 주장하는 화장품 등이 대표적인 허위 광고 사례로 지적됐다.

허위 광고 사례로는 체지방 감소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 식품을 다이어트 식품으로 광고한 사례가 적발됐다. 화장품의 경우 이용 후 ‘이마가 봉긋하게 채워져요’, ‘1회 사용으로 여드름 흉터가 사라져요’ 등의 과장된 문구를 활용한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한 SNS 상에서 인지도를 활용해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우자매 공구 사기사건’은 희대의 사기극으로 불린다. 우자매맘 사건은 피해자만 650명, 약 100억 규모의 피해액이 발생한 대규모 사기 사건이다.

우자매 맘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30대 조 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엄마들에게 값싼 제품을 판매하기로 유명세를 치렀다. 처음에는 분유, 기저귀 등 필수 육아 제품을 판매하며 고객들의 신뢰를 쌓다가 상품권, 골드바 등 고가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며 주문을 받은 후 물품 배송을 미루다 갑작스레 잠적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허위 광고 외에도 판매자의 전문성 부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소비자들도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여전히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허위 및 과장 광고와 사기 사건이 반복된다면, 소비자 신뢰는 물론 시장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물건을 판매할 때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는 계약은 맺지 않는다는 사실도 소비자들 스스로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인플루언서 모두 투명성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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