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과 어릴 때부터 알았다는 이 선수, 전역 후 첫 대회서 사고쳤다.드림투어 개막전 우승

캐롬 3쿠션 신예 김도헌(24)이 군 복무를 마친 뒤 출전한 첫 공식 대회에서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다.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 PBA 드림투어 개막전 결승에서 김도헌은 유준석을 세트스코어 3대1(15-10, 4-15, 15-14, 15-13)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김도헌은 상금 1000만원과 랭킹포인트 1만점을 확보했고, 새 시즌 드림투어 랭킹 1위로 출발선을 끊었다. 2부 무대 데뷔 첫 대회에서 곧바로 우승까지 가져간 사례인 만큼, 당구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한 대회 우승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도헌은 2001년생으로, 당구를 시작한 시기는 비교적 늦은 2015년이다. 2017년 수원 매탄고 진학과 함께 선수로 등록했지만, 이후 성장 속도는 빨랐다. 2018년 한 해 동안 학생부 전국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김경률배 주니어 캐롬대회에서는 2연패를 기록하며 크고 작은 대회를 합쳐 7번 우승했다. 당시 본인이 꼽은 강점은 기술이 아니라 멘탈이었다. 상대보다 흔들림이 적다는 점을 스스로 장점으로 분석했고, 반대로 하루 여러 경기를 치를 때 리듬이 무너지면 다시 템포를 찾는 능력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 평가는 이후 경력으로 증명됐다. 2023년 22세 이하 아시아 캐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국내 유망주를 넘어 아시아 주니어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곧바로 프로 무대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2024년 7월 입대해 약 1년 5개월간 군 복무를 했고, 2025년 12월 31일 전역했다. 이전에도 PBA 드림투어 출전 경험은 있었다. 2021-2022시즌 프롬 PBA 드림투어 개막전, 고리나 PBA 드림투어 2차전, 입대 직전이었던 2023-2024시즌 프롬 PBA 드림투어 개막전에 나섰지만 세 번 모두 서바이벌 예선 1라운드를 넘지 못했다. 이런 전력을 고려하면, 이번 우승은 과거 세 차례의 좌절을 단번에 만회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김도헌은 이번 시즌 2부 우선등록 선수로 선발돼 정식 데뷔했다. 8강에서는 1부 투어 출신 배정두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었는데, 특히 4세트에서는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앞서가며 15대0으로 마무리해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어 4강에서는 김동문을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유준석과의 경기는 접전으로 흘렀다. 1세트는 5이닝 만에 15대10으로 가져갔지만, 2세트를 4대15로 내주며 분위기가 흔들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3세트였다. 12대12 동점 상황에서 유준석이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후공이던 김도헌이 뱅크샷을 포함한 3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15대14로 역전했다. 4세트에서도 8대12로 뒤지던 흐름을 뒤집어 15대13으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김도헌은 "군대에서 전역하고 치른 첫 대회에서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고, "1부투어 기회가 생긴다면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상대는 김영원(하림)"이라며 "어릴 때부터 알던 선수인데, 이제는 정상급 선수가 된 걸 보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복귀하자마자 우승했다"는 한 줄로만 읽으면 흥미로운 디테일을 놓치게 된다. 입대 전 세 차례 드림투어 출전에서 단 한 번도 서바이벌 예선을 넘지 못했던 선수가, 군 복무라는 공백기를 거친 뒤 곧바로 결승까지 가서 두 세트를 연속으로 뒤집고 우승했다는 변화의 폭 자체가 분석할 만한 지점이다. 보통 선수 경력에서 공백기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례는 그 통념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군 복무 기간 동안 실전 감각 대신 다른 형태의 훈련이나 정신적 재정비가 있었을 가능성을 짚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3세트와 4세트 모두에서 나온 역전승 패턴이다. 12대12, 8대12라는 열세 상황에서 두 번 모두 뒤집었다는 점은 고교 시절부터 본인이 꼽았던 '멘탈'이라는 강점이 실전에서 재현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우승이 곧바로 1부 투어 정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부 드림투어는 어디까지나 1부 승격을 위한 관문이고, 앞으로 남은 시즌 일정에서 랭킹 포인트를 꾸준히 쌓아야 승격권에 들 수 있다. 김도헌이 직접 언급한 김영원과의 맞대결 희망은, 본인이 이미 1부 무대를 다음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당구 팬 커뮤니티에서도 "예선 탈락만 하던 선수가 전역하자마자 우승" 같은 반응이 나오며 이번 결과에 대한 관심이 짧은 시간 안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랭킹 1위로 시즌을 시작한 김도헌이 이 흐름을 다음 대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본인이 직접 언급한 1부 투어 김영원과의 맞대결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남은 드림투어 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입대 전 3연속 예선 탈락에서 복귀 첫 대회 우승까지, 이 변화가 일회성 호조인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점인지는 다음 몇 개 대회 성적이 답해줄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구독과 좋아요는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