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북한군이 ‘어린 총알받이’? 곰보다 무서운 ‘MZ부대’”

박성의 기자 2024. 10.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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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WSJ “북한군 10~20대초…뛰어난 군인 아닐 수도” 보도에
‘대북 휴민트’ “서방의 시각, 北은 징집 1년 미만이 정예” 반박
“겁 없는 北특수부대, 사기 떨어진 러시아군보다 전투력 높을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러시아 독립 언론이 공개한 파병 북한군 추정 동영상 캡처 ⓒ 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

최근 미국 언론이 '어려보이는 외모'를 근거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최정예가 아닌 '총알받이 부대'일 것이란 분석을 제기한 가운데, 시사저널과 만난 익명의 대북 핵심 정보원은 "북한군의 현실을 모르는 편견에 근거한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는 '훈련 기간 6개월 내외 병사'의 전투력이 가장 높게 평가되며, 되레 입대 기간이 오래된 병사들의 신체‧정신적 전투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의 전선에 도착했다. 그들은 싸울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집결하고 있는 북한 군인들이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나이를 10대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측했다.

WSJ는 또 공개된 북한군 영상과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이들의 비교적 작은 키와 체구를 볼 때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근거로 WSJ는 이번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군인들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베테랑 특수부대가 아닌 전투력이 낮은 '총알받이 부대'를 파병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각과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28일 시사저널이 북한 노동당 고위 관계자 및 실제 파병부대 전현직 간부 등과 접촉해 얻은 '휴민트'(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얻은 정보)를 종합하면, △북한이 10~20대 어린 장병들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파병한 것은 사실이나 △이들의 전투력은 북한군 내에서도 최상위로 손꼽히며 △'총알받이'가 아닌 실제 전장에 나설 '침투부대'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북한 군부 핵심 관계자와 실제 접촉한 익명의 정보원은 "왜소하고,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총알받이'라 단정하는 것은 북한군에 대해 잘 모르는 서구 언론의 편견"이라며 "북한이 정말 '총알받이'를 보낼 것이었다면 군내 최정예 특수부대로 꼽히는 '폭풍군단'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파병 북한군의 실제 평균 나이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일 것이라 추측했다. 특수부대 훈련을 받은 기간 역시 1년 미만일 수 있다고 했다. 13년에 이르는 북한 특수부대 복무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말단 부대원들이 파병된 셈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베테랑 부대원'보다 바로 이 '신입 특수부대원'이 가장 높은 전투력을 지닌 부대로 '악명'을 떨친다는 게 북한 전‧현직 병사들과 접촉한 정보원의 전언이다.

북한군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는 '입대 1년 후 고향에 돌아온 특수부대원은 곰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다"며 "이제 막 훈련을 마친 어린 병사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완벽히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복무기간이 긴 북한군은 '말년 병장'처럼 전투력이나 사기가 떨어진다"며 "북한이 이번에 어린 부대원들을 파병한 것도 집단 탈영 등을 고려해 가장 완벽히 세뇌된 시기의 병사들을 보낸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쿠르스크 전선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이 실제 전투에 참여할 것이라 봤다. '넓은 평원에서 참호전을 벌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고전할 것'이란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실제 북한 지형과 (우크라이나 평원은) 다르기에 북한군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이미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군에 비해서는 '죽으라면 죽는' 북한 특수부대가 더 큰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군 수천명이 지난 23일부터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도착해 28일까지 최대 50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반격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6일 진입,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접경지역이다.

북한군의 전투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지는 정황이 잇따라 보고되자 우리 정부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해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하기로 하는 등 미국·나토와의 대응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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